태양·풍력株 떠난 투자자들… 에너지관리株로 몰려

에너지주의 관상(觀相)이 변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돼 온 태양력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줄고, 에너지 관리 업체들이 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재생에너지원의 생산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력과 풍력 등의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반면, 에너지 관리 분야 관련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지키는 것이 대세

에너지 분야에 대한 관심의 변화는 관련 업체의 주가 변화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전에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에너지원과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면, 이제는 발광다이오드(LED)나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관리장치(EMS) 등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과 관련된 업체들이 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힘을 내고 있는 것은 LED 주다. 지난 한 달간 루미마이크로가 66% 넘게 상승한 것을 비롯해 우리이앤엘이 42%가량 올랐고, 서울반도체ㆍ금호전기ㆍ루멘스등도 20%가량 상승했다.

다양한 곳에 쓰이는 LED 중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조명 분야다. 특히 조명의 절전·보안 기능을 강조한 시스템 조명이 관심을 끌고 있다.

LED 조명은 각국 정부가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백열등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하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ED는 백열등보다 6배가량 효율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ED가 전체 조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 13%에서 오는 2020년 82%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금액으로는 세계시장 규모가 지난해 14조원에서 2020년 85조원까지 늘어난다.

에너지 저장과 관리 장치 관련 업체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ESS는 전기요금이 싼 심야 시간대에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피크타임에 사용하게 하는 기술로, 선진국들이 앞다퉈 육성하고 있는 산업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전기요금이 싸 제대로 발전하지 못했지만, 정부가 전기료를 대폭 인상함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이앤씨가 같은 기간 18% 올랐고, 포스코ICT와 상아프론테크, 피에스텍도 10%가량 상승했다.

ESS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16조원에서 2020년 47조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EMS는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해주는 시스템으로, 이 시스템을 구축하면 연평균 7~10%가량 전기를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 중 EMS를 채택한 곳이 3% 안팎이어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은 뚝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태양력과 풍력 등 대체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은 한풀 꺾였다.

여전히 설치비가 비싼 데다 시설 증설은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막상 생산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독일은 재생에너지 생산 보조금을 대폭 줄이고, 태양력과 풍력 등의 생산 시설 확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재생에너지법(EEB) 개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주가도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오성엘에스티가 64% 하락했고, SKC솔믹스도 47% 내렸다. 넥솔론·신성솔라에너지·웅진에너지 등도 20~30% 하락했고, 현진소재도 7% 넘게 내렸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0.4%와 비교해도 큰 폭의 하락이다. 오성엘에스티는 코스닥 상장사 중,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이었고, SKC솔믹스는 2011년 이후 계속 영업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넥솔론도 지난해 3분기 122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들 업체의 실적과 재무 상태도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