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콜록 저기서 콜록… 5년前 그 독감(신종플루·H1N1형) 또 유행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독감 증세를 보이는 환자는 2013년 12월 마지막 주 외래환자 1000명당 15.3명으로 유행주의보 수준(외래환자 1000명당 12.1명)을 넘어섰다. 이후 독감 환자는 계속 늘어나 올 1월 셋째 주(12~18일)에는 외래환자 1000명당 27.3명으로 늘었고, 지난 18일 30.2명까지 급증했다.

유행 수준 이상으로 환자가 늘어나면, 독감은 더 급격히 퍼진다. 특히 27일 전국 상당수 학교가 개학하고, 이번 주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는 설까지 있어서 독감 환자는 훨씬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보건 당국의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앞으로도 4~6주 동안 독감 유행이 지속돼 독감 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당 50~60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우리가 '독감'이라고 부르는 질환의 원인 바이러스다. '독한' 감기라는 말처럼 두통이나 근육통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것이 일반 감기와의 차이점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이번 독감은 지난해 말까지 B형이 많았다가 최근 들어서 고열과 온몸이 쑤시는 증상이 더 심한 A형(H1N1)으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형은 바이러스 변이가 적어 항체가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볍게 지나가는 반면, A형은 바이러스 변이가 많아 더 심하고 전염성도 높은 편이다. 이 A형(H1N1) 독감은 최근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돼 사망자가 발생한 독감과 같은 종류다. 2009년엔 '신종(新種) 플루'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지만, 이제는 매년 유행하는 계절성 독감의 한 종류가 돼 더 이상 '신종'은 아니다.

독감 증상이 생긴 지 48시간 이내라면 항바이러스제를 먹는 것이 가볍게 앓고 지나가거나 빨리 좋아지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며칠이 지났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물을 자주 마시고 해열·진통제만 먹어도 대부분은 좋아진다. 또 전문가들은 이번 독감이 복통·구토 등 소화기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탈수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 보충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생후 6개월 이상이면 나이에 상관없이 매년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예방 주사를 맞는다고 모든 독감을 다 막지는 못하는데, 예방 주사로 면역력이 생기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서너 가지 정도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및 임산부 등 고위험군은 폐렴이나 기관지염 같은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꼭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제일 좋은 예방법은 손 씻기와 기침 에티켓(휴지, 옷깃 등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것)을 지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