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1.29 09:56

Single Life

비혼(非婚) 혹은 이혼의 증가로 혼자 사는 중년 싱글이 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싱글은 자신의 삶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한다. 더욱 행복한 싱글 라이프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중년 싱글의 대부분은 이른바 ‘돌싱’이다. ‘자발적 싱글’보다는 어쩌다 보니 싱글이 된 경우가 많다는 얘기. <완벽한 싱글>의 저자인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김용섭 소장은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을 완전한 종착지로 여겼다. 그러다 보니 싱글은 자연히 불완전한 단계로 비춰졌다. 더욱이 한국사회에서 이혼은 그다지 박수 받을 만한 선택이 아니다. 중년 싱글이 떳떳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혼과 이혼에 대한 경직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혼=도태’라는 등식은 꽤나 견고하다. 당사자 스스로도 이 같은 사고에 사로잡혀 싱글로서의 인식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싱글 생활을 즐기기는커녕 자신을 돌아볼 틈도 없이 호시탐탐 싱글 탈출의 기회만 노린다. 결혼으로 귀결하려고만 하다 보니 일상의 친교나 사회활동을 놓치고 만다. “40대 이전의 젊은 세대는 ‘혼자서도 즐겁게 잘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강한 반면 40대 이후 세대는 싱글이라는 것 자체가 콤플렉스가 되기도 한다. 싱글로 살 것인가, 결혼해 가정을 꾸릴 것인가를 자신의 성향에 맞게 선택해야 함에도 우리나라 중년들은 사회적 잣대에 맞춰 삶을 꾸리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김 소장은 설명한다.

그러므로 싱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다. 당신이 스스로의 독립성과 자유를 다른 어떤 가치보다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결론은 당연히 결혼하지 않고 계속 혼자 사는 길을 택하는 것. 이때는 싱글 라이프를 누리기 위한 체계적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싱글이 자발적 선택이라면, 사회적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다. 동시에 외로움 극복 등의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들게 된다.”

서구 선진국의 경우 이미 자발적 싱글이 넘쳐난다. 이혼에 대한 강박도 적고, 재혼 ‧ 삼혼도 그리 까다롭지 않다. 자연히 서로 간의 친교도 활발히 이뤄진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중년 싱글, 혹은 이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싱글의 공동연대나 가족화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끝으로 김 소장은 중년 싱글 라이프에 대한 중요한 한 가지를 덧붙인다. ‘화려한 싱글’이라는 말을 많이들 하는데, 중년 싱글은 ‘화려한’에 치중할 때가 아니다. 화려하게 자신을 꾸미고, 연애하고, 즐기고…. 이런 식의 화려함이라면 아주 잠깐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화려함이란 없다. 화려함에 쏠려 도리어 초라해질 수 있다.” 화려한 싱글 라이프에 집착해 괜한 손실을 입지 말라는 충고다. 대신 “어떻게 안정적으로 혼자 잘 살아나갈 것인가를 궁리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김용섭 소장이 말하는 ‘완벽한 싱글’의 6가지 조건

혼자만의 삶을 즐길 준비가 됐다면, ‘완벽한 싱글’에 도전해보자. 완벽한 싱글은 자신이 싱글임을 자각하고 계획적·자발적으로 싱글 라이프를 누리는 사람. 이들은 싱글이라는 조건이 일시적인 유예상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자신을 아끼며 매사에 충실하다.

완벽한 싱글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바로 S, I, N, G, L, E이다.

싱글 라이프

중년 싱글들의 아지트

지난해 3월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한 바(bar)가 중년 싱글들의 아지트를 자청하고 나섰다. 아지트의 주인장은 7년 차 돌싱 김선희(48) 씨. 김 씨를 주축으로 이곳 바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일요일 저녁 7시마다 중년 싱글들을 대상으로 한 ‘바차타 모임’이 이뤄진다. 무료한 주말 저녁 솔로들이 삼삼오오 모여 차나 술을 마시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취미로 살사를 추는데, 살사에 관심 있는 손님이 많아 이곳으로 강사를 초빙해 약 2개월간 기초과정을 같이 배웠다.” 말하자면 이 살사 아카데미가 바차타(살사의 한 종류 명칭) 모임의 근간이 된 셈이다. “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이들도 상관없다. 우리끼리 친목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김 씨는 말한다.

입소문을 타고, 혹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지트를 찾는 싱글들은 조금씩 늘고 있다. 낮이나 밤, 언제든 생각날 때 들러 읽고 싶은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악기를 연주하거나, 또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대화하는 게 이곳에서의 재미다. 친구든 이성이든 만날 수 있는 사교의 장인 것. “중년 싱글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외로움이다. 말동무가 필요한데 다들 쉽게 터놓지 못한다. 젊은 세대는 마음을 여는 게 쉽지만 40~50대는 다르다. 살아온 세월이 있다. 자신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이혼이라는 힘든 과정을 겪은 이들도 많다. 꼭 이성이 아니라도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를 원하는 것이다.”

앞으로 김 씨는 이곳이 중년 싱글들의 쉼터로 더욱 확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젊은층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은 많지만 40~50대를 위한 공간은 드물다. 이곳이 이름 그대로 중년들의 아지트가 됐으면, 이곳에서 우리 싱글들이 희로애락을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오후 3시경 문을 여는 아지트는 마감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친한 친구 집 들르듯 드나드는 손님들을 위한 주인장의 작은 배려다.

문의 070-8828-4460, 강남구 역삼1동 751-14 3층


식사를 합시다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속 혼자 사는 세 남녀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다름 아닌 끼니다. 웬만한 일은 혼자 척척 해내지만 혼자 밥 먹기란 은근히 쉽지 않은 법. 요리하기 귀찮아서, 혼자 식당을 드나드는 게 머쓱해서 ‘대충 때우고’ 마는 게 보통이다. 이럴 땐 소셜 다이닝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소셜 다이닝이란 말 그대로 여럿이 모여 함께 밥 먹는 것. 홈페이지에서 시간과 장소 등을 정해 모임을 꾸리거나 다른 사람이 주도하는 모임에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그때그때 모여 취향이나 입맛이 같은 이들과 즐겁게 식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식사비만 내면 되니 부담도 없다. 커뮤니티에 따라 식사는 물론, 부수적으로 전시를 함께 보거나 여행을 함께 하는 기회도 마련된다. 대표적인 커뮤니티로는 ‘집밥(www.zipbob.net)’, ‘톡파티(www.talkparty.net)
등이 있다.

때로는 혼자만의 만찬을 즐기고 싶다고? 혼자 밥 먹기 좋은 곳이나 혼자 여행하기 좋은 곳 등의 장소를 추천해주는 ‘원플(www.oneple.net)’ 같은 1인가구 생활문화 플랫폼을 눈여겨 보자. 집에서 식사할 때는 아침밥 배달이나 반찬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한편, 식사 외에도 혼자 사는 이들의 번거로움을 덜어줄 서비스는 매우 다양하다. 서울시의 안심택배서비스는 자치구 내 택배보관함을 통해 택배를 대신 수령해주고, 초록사과홈케어서비스(www.sugor.co.kr) 같은 업체는 쓰레기 분리배출을 대신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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