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1.29 09:57

Life Style

사람들은 50세를 전후해 삶의 전환기를 맞는다. 이 시기가 되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했던 10대 시절 못지않은 불안감이 엄습한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주어진 시간에 그저 얹혀갈 것인지, 아니면 그 시간을 조종할 것인지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다.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우리의 자세는 무엇일까?


1. 망설이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

퇴직 연령층인 40대 후반~50대 초반은 인생 후반기의 새로운 시작점이다. 그런데 젊어 보인다, 멋지다 등 어떤 달콤한 말을 들어도 자신감이 줄어드는 이유는 뭘까? 솜털이 보송보송한 아이돌 가수와 달리 시간의 켜가 쌓인 외모,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는 젊은이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괜스레 서글퍼지기도 한다.

모든 연령대와 마찬가지로 중년기 이후의 삶도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은퇴나 노화는 애석한 것만은 아니다. 젊은 시절에는 생계의 수단으로 직업을 선택하고 일을 해야 했지만 중년 이후는 그런 제약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하고 싶었던 일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때가 도래한 것이다.

주름이 늘어가는 것을 보며 서글퍼할 일도 아니다. 풋과일 같은 20대와 달리 풍부한 경험과 원숙함이 묻어나는 중년의 멋과 품위는 섣불리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움 아닌가. 그렇다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중장년기를 어떻게 보낼까.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삶을 계획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난달 102세를 일기로 별세한 일본 시인 시바타 도요는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했고, 2009년에는 사비를 들여 첫 시집 <약해지지 마>를 출간했다. 이후 시가 호평을 받으면서 이듬해 대형 출판사에서 삽화와 작품을 추가해 시집을 다시 펴냈고, 158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나이의 굴레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고 도전하라.


2. 스스로 일정을 짜서 배낭여행을 떠나라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과 교수 버니스 뉴가튼은 은퇴 후에도 건강과 외모를 꾸준히 관리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소비활동과 문화를 즐기는 세대를 가리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했다. 이처럼 액티브 시니어를 아우르는 범위가 광범위한 만큼 그에 해당하는 요소도 다양하다. 뒤늦게 대학에 진학해 학업에 정진하는 사람, 화가로 제2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 꾸준한 운동으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사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우의 수 가운데 배낭여행을 다녀왔는지의 여부도 포함될 만하다.

많은 이들이 은퇴 후 하고 싶은 일 1순위로 단연 여행을 꼽는다. 실제로 은퇴 후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이 많은데, 대부분 패키지 여행으로 떠난다. 그러나 여행을 통해 또 다른 나를 찾고 싶다면, 적극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한번쯤 배낭여행을 떠나보자. 정보를 수집해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을 정해 여행 일정을 짜고, 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면 내면의 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50~60대에 늦었다고 포기한다면 70대가 되어서 ‘그때 다녀올걸’ 하고 후회할지 모른다.


3.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고 변화하라

젊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 젊게 산다고 자부한다면 어떤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탄탄한 초콜릿 복근, 주름 없는 팽팽한 피부, 과감한 패션 감각 등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론 외모를 관리하고 꾸미는 것도 필요하지만 열린 사고를 갖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히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시니어는 연장자, 윗사람이라는 의미 외에 계급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 해당 업무에 숙련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특히 살아오는 동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체득한 삶의 지혜는 시니어만이 가진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자칫하면 이런 우월감으로 인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는 오명을 얻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IT강국으로 꼽힌다. 정보화 사회로 바뀌면서 일상생활과 업무, 교육 등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노년층은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최신 기술 및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국민의 인터넷 평균 이용률은 82%인 데 비해 60세 이상은 27%였다.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등장한 시기를 고려할 때 이런 결과는 당연하고, 조사 대상을 50대로 확장했다면 더 높은 수치가 나왔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익히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며, 그것이 곧 젊게 사는 비결이라는 사실이다.


4. 다양한 연령층의 친구를 사귀어라

미래보다 과거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면 나이 든 증거라고 한다. 한창 잘나가던 시절은 생각만 해도 흐뭇하고,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사람들과의 어울림은 당시의 좋았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그땐 그랬었지’ 하는 추억은 감정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현재를 살고 있으면서 마음은 여전히 과거에 머문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지금, 현실의 삶에 충실하지 않다는 방증이므로.

활기찬 삶을 사는 이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고가 고루해지고 아집이 강해지는 것은 인지상정. 뿐만 아니라 시대를 막론하고 시니어 세대에게 젊은이들의 말과 행동은 쉽게 납득되지 않게 마련이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벽화에도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는 구절이 새겨져 있듯 말이다. 사고방식이 다른 세대가 소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과 다른 세대의 젊은층과 어울리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누구나 그렇듯 젊을 때에는 열정, 호기심, 적극성이 왕성하다. 다소 미숙하긴 해도 그들의 활기찬 기운과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읽고 경험할 수 있다. 예컨대 시니어 세대는 새로 등장한 디지털 기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통해 그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들과 더불어 즐길 수도 있다는 사실. 다양한 연령층과의 교류는 삶에 활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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