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만 틀어도… 요즘 제일 잘나가는 이 극장
입력 : 2014.02.09 23:39
['씨네큐브' 좌석 점유율 35%로 1위]
CGV보다 높은 평균 좌석 점유율… 대중·예술 사이 회색지대 작품 많아
광고 없고 식음료 금지하는 엄격한 상영 수칙이 문화로 정착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영화관은 CGV나 메가박스, 롯데시네마가 아니다.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지하에 있는 씨네큐브다. 예술영화와 독립영화, 다큐멘터리를 주로 트는 이곳은 '예술영화계의 CGV'로 불린다. 평균 좌석 점유율은 35%. CGV 전체 평균 점유율(25%)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달랑 스크린 두 개에 총 362석밖에 없는 이 극장이 어떻게 '공룡 3사'를 제치고 한국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까. CGV의 경우 국내 총 111개 극장에 870개 스크린을 갖고 있다.
9일 오후 3시 씨네큐브 로비에는 관객 50여 명이 15분 후 시작될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기다리고 있었다. 60대 이상 관객이 열댓 명이었고, 10대 중반의 아들과 딸을 데리고 온 부부들도 눈에 띄었다. 씨네큐브 1관(291석)에서 상영하는 이 영화는 70％ 이상 표가 팔렸다. 1관(71석)에서 상영 중인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이미 매진이었다.
9일 오후 3시 씨네큐브 로비에는 관객 50여 명이 15분 후 시작될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기다리고 있었다. 60대 이상 관객이 열댓 명이었고, 10대 중반의 아들과 딸을 데리고 온 부부들도 눈에 띄었다. 씨네큐브 1관(291석)에서 상영하는 이 영화는 70％ 이상 표가 팔렸다. 1관(71석)에서 상영 중인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이미 매진이었다.
씨네큐브가 예술영화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관객 1만 명만 넘어도 대박"이라던 예술영화가 이 극장에만 걸리면 1만은 그냥 넘기고, 5만이나 10만 관객도 종종 넘어간다. 예술영화 한 편의 전체 매출 중 씨네큐브 몫이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씨네큐브에 영화를 걸려는 수입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씨네큐브의 중심, 중년 관객
씨네큐브는 2011년 전년 대비 40％의 관객 수 증가율과 함께 역대 최다 관객 수(22만1000명)를 기록했다. 2012년에는 18％ 늘어난 26만 명이었다. 작년 총 관객 수는 25만 명이었다.
이 극장의 지속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중장년 관객들이 있다. 씨네큐브 회원으로 등록된 7만여 명 중 지난해 열 번 이상 이 극장을 찾은 열혈 관객은 190명. 이 중 40대 이상 여성이 98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남녀 통틀어 50대 관객이 55명(29％)으로 가장 많다. 최다 관람 관객은 29회를 기록한 54세의 여성이었다. 1년 내내 월 2~3회 이 극장에 온 셈이다.
중장년들이 씨네큐브에 몰리는 이유는 '교양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씨네큐브 운영 회사인 티캐스트의 박지예 극장영화사업팀장은 "이들은 상업영화도 싫어하고 난해하고 급진적인 예술영화도 어려워한다. 우리가 상영하는 영화는 대부분 대중영화와 예술영화 사이 회색지대에 있는 작품들"이라고 했다. 씨네큐브는 상영할 영화의 조건을 ▲칸이나 베를린 등 주요 영화제에서 상을 받거나 ▲감독의 인지도가 높거나 ▲매체의 평가가 좋거나 ▲인생, 사랑, 가족처럼 보편적 주제를 다룬 것으로 꼽고 있다. 중장년층의 삶과 사랑을 다룬 '마지막 4중주'와 '아무르'가 이 극장에서 장기 상영이 되면서 각각 10만과 8만 넘는 관객을 동원한 것이 좋은 예다.
반면 전형적인 예술영화 '홀리모터스'나 '엉클 분미', 자극적인 스토리의 '쓰리'는 이 극장에서도 인기가 없었다. 9일 아내와 함께 이 극장을 찾은 김치오(72)씨는 "씨네큐브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일단 믿고 볼 수가 있다. 아내나 또래 친구들과 함께 보기에 부담이 없고, 보고 나서도 할 얘기가 많은 영화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엄격한 관람 문화
씨네큐브에서는 후원사인 흥국생명 CF를 제외하고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상영시간표에 찍힌 시각에 정시 상영을 하는 것도 다른 극장과의 차이점이다. 클래식 공연처럼 상영 시작 후 10분이 지나면 입장도 불가하다. 물을 제외한 음료나 음식물을 반입할 수 없고 영화 종료 후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가고 난 뒤에야 극장 내 조명을 켠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에 항의하는 관객은 없다. '씨네큐브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극장은 영화 전단을 개봉 두 달 전부터 로비에 비치한다. 신문에 나온 상영작 리뷰도 게시한다. 인터넷에 친숙하지 않고 취향이 까다로운 중장년층을 위한 배려이자 마케팅 전략인 것이다. 이 때문에 씨네큐브 근처 음식점과 찻집에서는 영화 전단을 손에 쥔 중장년 관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날도 극장에서 500m가량 떨어진 삼계탕집에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전단을 손에 쥔 60대 여성 세 명을 볼 수 있었다.
◇씨네큐브의 중심, 중년 관객
씨네큐브는 2011년 전년 대비 40％의 관객 수 증가율과 함께 역대 최다 관객 수(22만1000명)를 기록했다. 2012년에는 18％ 늘어난 26만 명이었다. 작년 총 관객 수는 25만 명이었다.
이 극장의 지속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중장년 관객들이 있다. 씨네큐브 회원으로 등록된 7만여 명 중 지난해 열 번 이상 이 극장을 찾은 열혈 관객은 190명. 이 중 40대 이상 여성이 98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남녀 통틀어 50대 관객이 55명(29％)으로 가장 많다. 최다 관람 관객은 29회를 기록한 54세의 여성이었다. 1년 내내 월 2~3회 이 극장에 온 셈이다.
중장년들이 씨네큐브에 몰리는 이유는 '교양영화'를 보기 위해서다. 씨네큐브 운영 회사인 티캐스트의 박지예 극장영화사업팀장은 "이들은 상업영화도 싫어하고 난해하고 급진적인 예술영화도 어려워한다. 우리가 상영하는 영화는 대부분 대중영화와 예술영화 사이 회색지대에 있는 작품들"이라고 했다. 씨네큐브는 상영할 영화의 조건을 ▲칸이나 베를린 등 주요 영화제에서 상을 받거나 ▲감독의 인지도가 높거나 ▲매체의 평가가 좋거나 ▲인생, 사랑, 가족처럼 보편적 주제를 다룬 것으로 꼽고 있다. 중장년층의 삶과 사랑을 다룬 '마지막 4중주'와 '아무르'가 이 극장에서 장기 상영이 되면서 각각 10만과 8만 넘는 관객을 동원한 것이 좋은 예다.
반면 전형적인 예술영화 '홀리모터스'나 '엉클 분미', 자극적인 스토리의 '쓰리'는 이 극장에서도 인기가 없었다. 9일 아내와 함께 이 극장을 찾은 김치오(72)씨는 "씨네큐브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일단 믿고 볼 수가 있다. 아내나 또래 친구들과 함께 보기에 부담이 없고, 보고 나서도 할 얘기가 많은 영화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엄격한 관람 문화
씨네큐브에서는 후원사인 흥국생명 CF를 제외하고는 광고를 하지 않는다. 상영시간표에 찍힌 시각에 정시 상영을 하는 것도 다른 극장과의 차이점이다. 클래식 공연처럼 상영 시작 후 10분이 지나면 입장도 불가하다. 물을 제외한 음료나 음식물을 반입할 수 없고 영화 종료 후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가고 난 뒤에야 극장 내 조명을 켠다. 이렇게 까다로운 조건에 항의하는 관객은 없다. '씨네큐브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극장은 영화 전단을 개봉 두 달 전부터 로비에 비치한다. 신문에 나온 상영작 리뷰도 게시한다. 인터넷에 친숙하지 않고 취향이 까다로운 중장년층을 위한 배려이자 마케팅 전략인 것이다. 이 때문에 씨네큐브 근처 음식점과 찻집에서는 영화 전단을 손에 쥔 중장년 관객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날도 극장에서 500m가량 떨어진 삼계탕집에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전단을 손에 쥔 60대 여성 세 명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