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주부의 마음

나는 일상에서 사진 소재 찾기를 좋아한다. 나의 손엔 늘 카메라가 들려있는 이유다. 카메라를 들고 있지 않으면 허전해지기조차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지 않은 경우와 같지 싶다. 나의 작품 대부분이 그렇게 만들어진다. 자그마한 생활의 단면이 곧 사진으로 만들어진다.

왼쪽 사진도 그렇다. 어제 아침 식탁에 앉아 안사람과 함께 아침을 먹고 있었다. 싱크대 위에 놓인 초고추장 플라스틱병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쓰다가 남은 병 속의 몇 방울의 고추장을 마지막까지 알뜰하게 쓰기 위하여 두 개의 병을 겹쳐 서서히 따르고 있는 모습이다.

살림 지혜다. 병 속에 찌꺼기처럼 붙은 고추장이 돈으로 환산하면 아주 적을 수 있지만, 알뜰 살림의 마음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주부의 마음이다. 가정경제를 지켜온 우리나라 주부들의 생활 단면이다. 이 한 장의 사진 속에 살림의 지혜와 근검절약하는 주부의 마음을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