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살에 博士 되는 晩學徒 "국회도서관 연구 계속할 것"

"나이 여든에 젊은 사람들과 4년 동안 노력해 박사 학위를 받네요. 삶의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남은 인생도 국회도서관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책도 펴내고 싶습니다."

최문휴(79) 전(前) 국회도서관장이 오는 18일 명지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논문 제목은 '국회도서관 입법정보 서비스 이용도 제고에 관한 연구'. 그는 "국회도서관장을 하며 느꼈던 문제점을 정리하고 후배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남기기 위해 썼다"고 했다.

'만 79세 박사 학위 취득'은 그가 학위를 받는 명지대나 예전 학사 학위를 받은 연세대에서도 최고령 기록이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권노갑 전 의원이 지난해 83세에 석사 학위를 받아 화제가 됐던 점과 비교하면 흔한 일이 아니다. 그는 "이 나이에 과연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한번 마음먹고 시작한 거 끝을 봐야겠다'는 결심으로 노력했다"고 말했다.

"대학 때 전공은 정치외교학이었어요. 행정학이라는 새 분야를 하려니 책들을 처음부터 다 다시 봐야 했어요. 기억력이 옛날 같지 않아 책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고요. 일주일에 사나흘씩 대형 서점에 들러 산 책이 수백 권입니다. 이걸 집에서 되풀이해 읽으며 극복했죠."

그는 우리 국회 역사의 산증인이다. 1971년 제8대 국회 때 의장 공보비서관으로 시작해 10년간 같은 업무를 맡았다. 이후 1988년 제13대 국회 때는 국회의장 정무수석 비서관을 맡는 등 총 6명의 국회의장을 보좌했다. 국회도서관장 경력까지 합치면 국회에서만 총 14년을 지냈다.

"국회도서관장 시절 시민 이용률을 높이려고 국내 모든 대학의 석·박사 논문을 전산으로 볼 수 있도록 했죠. 발로 뛰며 전자도서관 구축 예산을 확보하려고 애쓴 일이 가장 기억납니다."

그는 올해 대통령 등 유명인들과의 공개되지 않은 얘기 등을 담아 회고록을 낼 계획이다. 그는 골프 구력이 40년이 넘고 아시아나CC 초대 사장을 비롯해 골프장 사장만 11년이나 한 '골프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