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200m 줄… 위례發(위례신도시) '분양의 봄' 오나

지난 1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장지동의 '위례2차 엠코타운 센트로엘' 모델하우스. 입구에는 상담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200m의 장사진을 친 채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옆 공터에 마련된 임시 주차장에는 차량 600여대가 들어차 있었고, 속칭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 직원들은 방문객들에게 다가와 "분양권을 좋은 가격에 팔겠다"고 말을 걸었다.

지난 주말 이곳 모델하우스를 찾은 예비 청약자는 3만여명. 이 아파트를 짓는 현대엠코 서대우 이사는 "올 들어 주택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는 데다 중대형 주택에 대한 청약가점제가 폐지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아파트 '청약 열풍(熱風)'의 진원지였던 위례신도시가 봄을 맞아 본격 분양에 돌입한다. 이달 20일 경기 하남에서 '엠코타운 센트로엘' 분양을 시작으로 올해 아파트 6개 단지, 3047가구가 주인을 찾는다.

◇올해 중대형 주택 대거 공급

위례신도시는 지난해 주택경기 침체 속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잇달아 기록했던 '불패(不敗) 도시'이다. 지난해 일반 분양한 총 8581가구(12개 단지)에 5만7000여명이 몰려 경쟁률만 평균 6.7대1에 달했다. 작년 11월 분양한 '위례2차 아이파크'는 464가구 모집에 8783명이 신청했다.

건설사들은 작년부터 이어져 온 '청약 흥행' 분위기를 올해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현대엠코의 '엠코타운 센트로엘'(673가구)에 이어 일신건영은 올 상반기 중 '위례신도시 휴먼빌' 517가구를 분양한다.

9월에는 경기도 하남에서 '신안 인스빌' 아파트 696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대우건설은 올 10월과 12월, 주상복합 '위례 푸르지오'와 '위례우남역푸르지오'에 대해 각각 청약 신청을 받는다. 서울 송파권역에서는 아파트 315가구가 10월에 공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의 인기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권 대체 신도시로 개발됐다. 그래서 조성 중인 신도시 중에서는 서울 접근성이 가장 좋다. 분양가도 3.3㎡당 평균 170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싸다. 송파대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물론 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입지 여건에 따라 喜悲 갈릴 듯

주택 업계는 올해 민간 건설사의 공급 물량이 작년(8581가구)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청약을 신청했다가 분양받지 못한 30~40대 실수요자를 비롯해 주택 수요층도 두터운 편이다. 최근 위례신도시에서는 이미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이 웃돈이 붙은 채로 거래되기도 한다. 지난해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린 '송파 푸르지오'는 최초 분양가격에 5000만원 정도 프리미엄이 붙었다.

위례신도시 W부동산중개소 직원은 "서울 강남권과 성남·하남시 거주자들로부터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분양 탈락자들과 올해 하반기 강남권 재건축 이주 예정자들이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위례신도시 안에서도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에 따라 청약 성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하남·성남시에 걸쳐 있다. 따라서 아파트마다 입지 여건과 행정구역이 다르다. 지난해 송파구에서 분양한 '위례아이파크 2차'는 18.9대1의 청약률을 기록했지만, 경기도 성남시에 짓는 '부영 사랑으로'는 청약 경쟁률이 0.7대1에 그쳤다.

'닥터아파트' 권일 팀장은 "지난해 분양시장에 온기(溫氣)를 지핀 곳이 위례신도시인 만큼 이번 달 분양 결과에 따라 올해 주택시장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