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대한 진한 사랑, 이 한권에 듬뿍 담았죠

"영천와인을 알리고 우리 실력도 키워보려고 '일'을 저질렀어요."(최경화 회장)

경북 영천의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 책을 냈다. '영천와인사랑회' 회원 50명이다. 책 이름은 '포도 & 와인(Journal of Grape & Wine Studies)'으로, 이번이 창간호다. 편집과 디자인도 회원들이 해냈다.

영천와인사랑회는 영천시가 영천와인을 알리기 위해 2008년부터 운영 중인 영천와인학교 졸업생들 가운데 50명의 모임이다. 와인 제조자, 교수, 사업가 등 다양하다. 두 달에 한 번 세미나를 여는데, 이 중 10명은 영국의 와인 전문가 인증 기관인 WSET의 소믈리에 자격증도 갖고 있다.

최경화(69) 회장은 8년 전 영천으로 귀촌한 뒤 와인 공부에 나서 지난해 국제와인전문가 어드밴스드 자격증을 땄다. 이번 창간호에는 작년 남아공을 여행하면서 본 와인들에 대해 기고했다. 이렇듯 국내의 다른 와인책에선 보기 힘든 자료와 체험담이 가득하다. 모두 16명이 글을 냈다. 포도나무 묘목을 접붙일 때 쓰는 나무의 선정 등을 다룬 논문(박재현), 까베르네 소비뇽 및 메를로 같은 6종의 포도가 한국에서 재배 가능한지 알아보려고 직접 심어본 결과를 기록한 논문(신순규) 등이다.

편집위원장인 정남모(51) 전 울산대 교수는 프랑스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알자스 지방 와인의 종류와 포도 품종을 소개했다. 그는 "영천보다 춥지만 지형을 활용해 포도를 재배하는 알자스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류 제조사에서 10년 근무한 발효 전문가인 최규택(37) 한국전통주진흥협회 경북도지회 사무국장은 영천와인 대중화 방안에 대한 글을 실었다. 그런가 하면 김용출(55)씨는 목수 경력을 활용해 저장·숙성용 오크통을 만드는 법을 전했다. 이 밖에 와인과 음식의 조화, 잘못된 와인 상식 등 다양한 글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