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싶은 중년 위한 '특별한 교실'

"아이고 우리 할머니, 오늘 왜 이렇게 귀여우셔?"

지난 14일 오전 10시 서울 은평구 연세노블병원. 문학순(55)씨가 방긋 웃으며 치매 환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문씨가 능숙한 손길로 치매 환자의 얼굴을 닦고 주사를 놓았다.

"결혼 전 간호사 자격증을 따고 3년 정도 병원에서 근무했지만, 결혼 후 27년간은 주부로만 살았죠. 다시 일하고 싶지만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그러던 문씨가 재취업에 성공한 비결은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운영하는 '비학위 전문가 과정'을 다닌 것이었다. 우연히 서울여자간호대학을 지나치다 '비학위 전문가 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현수막을 발견한 문씨는 그 길로 지원해 합격했다. 간호사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병원에 재취업하기 위해 '치매관리사'와 '건강코디네이터' 과정을 수강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는 강의가 버겁기도 했지만, 학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을 만큼 행복했다고 문씨는 말했다.

문씨가 참여했던 비학위 전문가 과정은 교육부와 산하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중년 세대(42~59세)에게 대학에서 취·창업과 연계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약 4개월간 직업교육과정 이론과 실기를 배우고 나면 외부 전문가 6~7명으로 구성된 '멘토링 운영 위원회'가 취업을 알선해주거나 창업 컨설팅을 지원한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시작한 사업으로 전국 13개 대학(지난해 기준)에서 이 과정을 운영했다.

이 과정 수업료는 4개월에 5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문학순씨는 "재취업 교육을 받고 싶어도 비용 부담 때문에 주저했는데 거의 무료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수강생의 반응은 뜨겁지만 올해는 사업비가 줄어 모집 인원을 줄여야 할 상황"이라며 "4~5월 대학별로 비학위 전문가 과정 2기 수강생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평생학습중심대학 사업단. (02)3780-9742·97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