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2.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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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북(전자책)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태블릿PC가 대중화되면서 국내 e북 시장이 재점화되기 시작한 것.

종이책에 비해 e북은 아직 낯선 존재지만 장점이 적지 않다. 한국전자출판협동조합 박영만 이사장은 그 장점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모바일 단말기에 수천 권의 책, 즉 ‘개인 도서관’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점. 둘째,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 셋째,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 구매 및 독서가 가능하다는 점. 넷째, 사장되는 콘텐츠를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점. 즉, 종이책은 제작상의 고비용 문제 때문에 출판사에 투고된 원고의 95%가 사장되고 마는 반면 e북은 제작 비용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다양한 저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e북의 독자는 한정돼 있다. 그리고 그 독자는 주로 젊은 층이다. 박영만 이사장은 “e북을 가장 선호하는 연령층은 10~30대 중반”이라고 설명한다. 50대 이상의 시니어는 그 비중이 10% 이하에 불과하다는 것. 하지만 그는 “태블릿PC를 소유한 50대 이상은 e북 선호도가 매우 높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전한다.

중장년층에게 e북은 어떤 점에서 매력적일까. 생각해보자. 먼저, 활자를 원하는 만큼 키워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돋보기를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 그리고 일일이 서점에 걸음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쉽게 책을 구매할 수 있고 여러 권의 책을 무겁게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하나의 단말기나 태블릿PC에 수천 권의 책이 들어 있는 셈이니.

디지털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깨라

e북의 장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더라도 e북에 접근하기가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특히 시니어에겐 그 시스템이 꽤나 복잡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은 “유페이퍼(www.upaper.net), 북큐브네트웍스(www.romanstory.com), 디지털교보문고(digital.kyobobook.co.kr)와 같은 관련 업체 사이트에 들어가 e북에 대한 카테고리를 찬찬히 살펴보면 생각보다 쉽게 e북과 친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그는 덧붙인다. “일단 디지털에 대한 마음의 장벽을 깨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e북이라는 매체로 몇 번 경험하다 보면 e북을 사용하는 것이 점차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좋다. 마음을 열기로 했다면 우선 태블릿PC를 하나 장만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그보다 값이 저렴한 e북용 단말기를 택하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대형 출판사나 서점은 저마다 다른 단말기를 제작해서 판매하고 있다. 과연 어떤 걸 골라야 할지 헷갈린다. “국내에서 시판하고 있는 e북 전용 단말기로는 크레마(yes24?알라딘), 샘(교보문고), 비스킷(인터파크)이 있다. 이들은 모두 각각의 특장점이 있는데, 크레마는 뷰어가 좋고 샘은 회원제로 운영되니 저렴하게 책을 구할 수 있다. 이런 점을 비교한 후 자신에게 적합한 단말기를 선택하면 된다.”

그렇다면 원하는 책은 무엇이든 e북으로 볼 수 있을까. 사실 아직 모든 장르의 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다. “지금껏 저작권 장벽, 불법복제에 대한 불신감 등으로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지 못했으나 차츰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박 이사장에 따르면, 현재 e북 콘텐츠 시장은 판타지나 로맨스 등의 장르문학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자기계발서나 종이책 베스트 중심으로 콘텐츠가 늘고 있는 상태.

앞으로 e북은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될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e북 시장의 꾸준한 성장을 예견한다. “여러 신생 산업이 그렇듯 미국에서 성장하는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곤 한다. 미국 출판산업에서 e북의 시장점유율은 25% 이상이며, 특정 분야에선 이미 50%를 넘어섰다. 국내는 아직 3%대에 머물러 있지만 캐나다 등 북미지역이 15%, 유럽이나 중국, 일본이 8%대임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도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종이사전이 전자사전으로 대체된 게 벌써 언제인가. 종이만화책이 웹툰이나 e북에게 자리를 넘긴 지도 꽤 오래전이다. 전자책이 주도하는 오늘의 지각변동을 모른 체 피하기만 할 수 없는 이유다.

조선일보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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