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 최악 미세먼지… 광진區, 평상시 5배 농도

중국발(發) '미세 먼지 재앙'이 26일로 6일째 이어질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6일 서울 등 수도권의 미세 먼지 농도가 '나쁨(121~200㎍/㎥)'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노약자는 물론 일반인도 장시간 야외 활동을 삼가고 황사 마스크를 꼭 써야 하는 수준이다.

25일에는 올 들어 서울에서 관측한 최악의 대기오염 상태를 기록했다. 이날 낮 12시 서울 광진구의 미세 먼지(PM―10) 농도는 239㎍/㎥까지 올라, 지난달 17일 양천구에서 기록한 224㎍/㎥을 넘었다. 이 정도 농도는 평상시(45㎍/㎥)의 5배가 넘어 '매우 나쁨(201~300㎍/㎥)' 범주에 드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산을 끼거나 빌딩 숲에 둘러싸인 자치구는 대기가 정체돼 미세 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짙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충북·전북과 경상남·북도 일부 지역에선 미세 먼지 농도가 한때 300㎍/㎥을 넘었다. 옅은 황사가 몰려왔을 때와 비슷한 정도다.

◇지자체와 공항은 비상사태

짙은 미세 먼지로 인해 국내 주요 공항에서는 결항과 회항 사태가 속출했다. 김포공항에선 25일 새벽 2시부터 저(低)시정 경보(시정 거리가 550m 미만인 경우 발효)가 내려져 국내선 53편이 결항했다. 인천공항에서도 저시정 경보가 25일 오전까지 이어져, 이날 하루 항공기 22편이 지연됐고, 18편은 김포공항 등으로 회항했다. 특히 24일 오후 인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던 세부퍼시픽 항공기는 긴급 회항해 김포공항에 착륙했다가 항공기용 스텝카(계단차)를 구하지 못해 승객 300여명이 3시간가량 지상에 내리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환경부는 대기오염이 최악 수준에 이르자, 각 지방자치단체에 도로 물청소 등 미세 먼지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와 함께 도로 물청소차 227대, 노면 청소차 143대, 도로분진흡입 청소차 21대 등 총 391대의 도로 청소 차량을 동원해 청소했다. 공기 중에 떠있는 미세 먼지를 없애는 데 도로 청소가 예상보다 좋다는 것이 환경부 설명이다. 서울시는 도로분진흡입 청소차 한 대당 1년에 미세 먼지 2.5t, 물청소 차량은 0.8t의 미세 먼지를 제거한다고 분석했다.

◇중부는 27일까지 미세 먼지 계속

서울 등 중부지방은 26일은 물론 27일까지도 미세 먼지 농도가 치솟을 가능성이 있어 노약자들은 건강관리에 유의해야겠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6일 서울 등 수도권의 미세 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까지 오르고, 강원·충청권도 오전 중엔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이다가 '약간 나쁨'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남·호남권은 비가 내리면서 미세 먼지 오염이 '보통' 수준으로, 제주는 '좋음'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제주도에는 20~60㎜, 남해안은 10~40㎜, 남해안 지역을 제외한 전남·경남 지역과 경북 남부에는 5~20㎜ 정도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도권 지역은 27일까지도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미세 먼지 오염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27일엔 중국 북부 지방 대기오염 물질이 '오염 띠'를 이뤄 수도권 지역까지 밀려 내려와, 미세 먼지 농도가 짙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