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목적은 사랑… 개성공단 미사 추진"

"한국은 90분을 싸우고 10분 만에 빨리빨리 일을 처리합니다. 좋게 보면 역동적이지만, 경쟁·시기 대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합니다."

지난 22일 공식 서임된 염수정〈사진〉 추기경이 24일(현지 시각) 오후 이탈리아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초대 교회에도 계파가 많았지만, 결국 공동체가 중요하다는 것이 주님의 뜻이었다"며 "자기주장만 옳다고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자신을 한껏 낮췄다. "추기경 임명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정작 나만 빼고 모두 기뻐했다"는 말을 다시 꺼냈다. "정말 기쁘지 않았던 것은 아니고, 추기경직을 정말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는 것.

서울대교구장은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는 자리. 염 추기경은 지난해 연말 개성공단에서 미사를 추진했던 사실도 밝혔다. 염 추기경은 "개성공단에서의 성탄 미사를 추진했는데, 장성택 실각 등 북한의 상황 변화 때문에 연기됐다"며 "기회가 되면 언제든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나 중국은 복음이 전파되면 자기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 같다"며 "하지만 복음의 목적은 나라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며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라며 북한 선교의 의미를 설명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에 개인 일정으로 북한에 원조물품을 보낸 적이 있는 국제 가톨릭 평신도 공동체 '산 에지디오'를 방문하기도 했다. 교황 방한과 관련해서는 "교황이 한국에 오시기를 희망하고, 기도하고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도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사람들은 내면에 고통과 공허감을 가지고 있는데, 결국 그에 대한 해답을 찾으면 쉽고, 못하면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염 추기경은 25일 소치 올림픽에 참가한 신자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격려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