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갑식이 간다] 귀금속 업계도 정당히 세금 내고 어깨 폅시다
입력 : 2014.03.12 00:21
[귀금속 名匠 김종목 귀금속보석단체장協 회장]
陰性거래 만연… 징세율 10%에 불과
수십년 불신·비리에 國富만 유출… 부가세 제대로 걷고 개소세는 없애야
세계 최고 기술자들도 제 대접 받길
'창조경제' 이끄는 분야로 도약 가능
#1. 마나님이 자랑스레 루비를 내놓았다. 개당 20만원씩, 싸게 샀다고 했다. 루비는 세 종류다. 천연·합성·모조 루비다. 같은 루비지만 1캐럿이 10억, 몇만원, 유리에 색 입힌 모조는 4000원이다. 여인은 중국 인민백화점을 철석같이 믿었다. 경도(硬度) 9인 합성에 5.5인 모조 루비가 부서진 순간 천연으로 믿고 바가지 쓴 것이다.
#2. 한국 귀금속상은 바보다. 17만원 금 한 돈에 겨우 500원 이익을 붙인다. 몇백만원 다이아몬드에 1만원 마진을 남긴다. 국민도 같다. 외국 가서 여행사와 짜고 외상 쇼핑해온다. 그리고 대금은 한국에 와서 주는 불법 환(換)치기인데 원인은 '우리 금'을 믿지 못하는 상호 불신 탓이다. 결과는 국부 유출이다.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라는 게 있다. 유통-제조-원자재-디자인-평가·감정 분야의 18개 단체 연합체다. 작년 말 취임한 김종목(金鍾穆·58) 회장이 괴상한 운동을 하고 있다. "부가가치세를 제대로 내자"는 것이다.
그가 물려받은 통장 잔액은 '0'이었다. 단체는 사무실조차 없었는데도 역대 회장들은 취임식을 호텔만 고집했다. 그는 자기가 운영하는 MJC보석전문학교에서 취임했다. 첫 행사는 국세청 세무 교육을 받는 것이었다.
"미쳤다"고 수군대는 이들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달 9일엔 주얼리 산업 양성화 추진 공청회를 열더니 지난 4일엔 기획재정부 세제실을 찾아 주얼리 산업 현황을 설명하고 "세금을 성실히 내겠다"고 했다.
그가 말했다. "70년대 명동에서 보석 세공하다 공무원들이 찾아오면 불 끄고 숨도 못 쉬었어요. 재료가 다 밀수였으니까. 그 관행이 지금도 있어요. 이 업계에서 성공한 이들, 남에겐 절대 귀금속상 했다는 말 안 해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1월부터 양성화법이 발효됐어요. 현금 영수증 발급 의무화, 어기면 판매가의 절반이 벌금입니다. 신고자에겐 판매가의 20%가 돌아갑니다. 신고를 5년 이내에 하면 돼요.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나중에 마음 바뀌면 신고해도 된다는 것이다. 더 무서운 제도가 제3자 신고다. 안면(顔面) 때문에 직접 신고 꺼리는 걸 막는 것이다. 지금까진 30만원 이상 물건에 적용되던 제도가 7월부터 10만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그런데 회장이 되고 보니 이런 법이 시행되는지 모르는 업자가 상당수였다. "제가 세금을 정당히 내자고 하는 건 그게 업계를 살리기 때문입니다. 세법과 관계되는데 10분만 들어도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 알 겁니다."
#2. 한국 귀금속상은 바보다. 17만원 금 한 돈에 겨우 500원 이익을 붙인다. 몇백만원 다이아몬드에 1만원 마진을 남긴다. 국민도 같다. 외국 가서 여행사와 짜고 외상 쇼핑해온다. 그리고 대금은 한국에 와서 주는 불법 환(換)치기인데 원인은 '우리 금'을 믿지 못하는 상호 불신 탓이다. 결과는 국부 유출이다.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라는 게 있다. 유통-제조-원자재-디자인-평가·감정 분야의 18개 단체 연합체다. 작년 말 취임한 김종목(金鍾穆·58) 회장이 괴상한 운동을 하고 있다. "부가가치세를 제대로 내자"는 것이다.
그가 물려받은 통장 잔액은 '0'이었다. 단체는 사무실조차 없었는데도 역대 회장들은 취임식을 호텔만 고집했다. 그는 자기가 운영하는 MJC보석전문학교에서 취임했다. 첫 행사는 국세청 세무 교육을 받는 것이었다.
"미쳤다"고 수군대는 이들도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난달 9일엔 주얼리 산업 양성화 추진 공청회를 열더니 지난 4일엔 기획재정부 세제실을 찾아 주얼리 산업 현황을 설명하고 "세금을 성실히 내겠다"고 했다.
그가 말했다. "70년대 명동에서 보석 세공하다 공무원들이 찾아오면 불 끄고 숨도 못 쉬었어요. 재료가 다 밀수였으니까. 그 관행이 지금도 있어요. 이 업계에서 성공한 이들, 남에겐 절대 귀금속상 했다는 말 안 해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1월부터 양성화법이 발효됐어요. 현금 영수증 발급 의무화, 어기면 판매가의 절반이 벌금입니다. 신고자에겐 판매가의 20%가 돌아갑니다. 신고를 5년 이내에 하면 돼요.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나중에 마음 바뀌면 신고해도 된다는 것이다. 더 무서운 제도가 제3자 신고다. 안면(顔面) 때문에 직접 신고 꺼리는 걸 막는 것이다. 지금까진 30만원 이상 물건에 적용되던 제도가 7월부터 10만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그런데 회장이 되고 보니 이런 법이 시행되는지 모르는 업자가 상당수였다. "제가 세금을 정당히 내자고 하는 건 그게 업계를 살리기 때문입니다. 세법과 관계되는데 10분만 들어도 왜 이런 주장을 하는지 알 겁니다."
귀금속엔 세금이 두 가지다. 개별소비세(26%)와 부가가치세(10%)다. 70년대 귀금속을 사치로 간주하며 생겼는데 부자들이 귀금속 사며 세금 많이 내는 건 정당하다. 세금의 누진(累進)으로 부를 나누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시장 규모가 5조2000억~15조원으로 평가받는 시장의 연간 개별소비세(26%)가 50억원밖에 안 된다. 부가세도 1200억~1500억원이다. 정상의 10분의 1이다. 이리 음성적이니 6만~15만인 종사자 수도 2만~3만명으로 축소돼 있다.
"차라리 부가세 제대로 내고 OECD 국가 중 우리밖에 없는 개소세를 없애는 게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귀금속 업계도 당당해지고 세수(稅收)도 지금보다 몇배 늘어나잖아요. 귀금속 분야는 아무리 기계화해도 절반 이상은 노동 집약적이니 일자리도 늘어나고요."
김종목에 따르면 귀금속 업종의 가능성을 직관한 정치인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70년대는 근검절약할 수밖에 없는 시대 상황이 있었어요. 그래서 골프·카지노와 귀금속을 규제했지요. 하지만 골프·카지노와 달리 귀금속은 감시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따로 이리(裡里)보석단지를 만들어 관리한 거죠."
개소세 폐지를 본격 추진했던 건 2007년이었다.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귀금속 산업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정하고 개소세를 없애 고용 창출과 세수 확대를 노렸다. 그런 뜻이 '귀금속=부자가 사는 것'이란 논리에 막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귀금속 주얼리에서 '창조경제'의 모습을 봤으면 합니다. 우리 기술자 세계 최곱니다. 일본에 5000명이 진출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빠지면 산업이 안 될 정도거든요. 이런 장인(匠人)들이 정작 국내에서 푸대접받는 게 안타깝습니다. 자랑스러운 가업(家業)으로 잇는 날이 와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시장 규모가 5조2000억~15조원으로 평가받는 시장의 연간 개별소비세(26%)가 50억원밖에 안 된다. 부가세도 1200억~1500억원이다. 정상의 10분의 1이다. 이리 음성적이니 6만~15만인 종사자 수도 2만~3만명으로 축소돼 있다.
"차라리 부가세 제대로 내고 OECD 국가 중 우리밖에 없는 개소세를 없애는 게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귀금속 업계도 당당해지고 세수(稅收)도 지금보다 몇배 늘어나잖아요. 귀금속 분야는 아무리 기계화해도 절반 이상은 노동 집약적이니 일자리도 늘어나고요."
김종목에 따르면 귀금속 업종의 가능성을 직관한 정치인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70년대는 근검절약할 수밖에 없는 시대 상황이 있었어요. 그래서 골프·카지노와 귀금속을 규제했지요. 하지만 골프·카지노와 달리 귀금속은 감시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따로 이리(裡里)보석단지를 만들어 관리한 거죠."
개소세 폐지를 본격 추진했던 건 2007년이었다.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귀금속 산업을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정하고 개소세를 없애 고용 창출과 세수 확대를 노렸다. 그런 뜻이 '귀금속=부자가 사는 것'이란 논리에 막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귀금속 주얼리에서 '창조경제'의 모습을 봤으면 합니다. 우리 기술자 세계 최곱니다. 일본에 5000명이 진출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빠지면 산업이 안 될 정도거든요. 이런 장인(匠人)들이 정작 국내에서 푸대접받는 게 안타깝습니다. 자랑스러운 가업(家業)으로 잇는 날이 와야 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