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인정받은 '新성장 동력 기업' 주가 강세

기술력을 인정받아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신성장 동력 기업들의 주가가 올 들어 일제히 강세다. 신성장 동력 기업이란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IT융합시스템, 로봇 등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꼽히는 17개 업종에 속한 기업 가운데 전문 기관의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업체를 말한다. 이런 기업들은 상장 요건에 다소 미치지 못하더라도 특례 상장을 인정해 주는데 현재까지는 의료 관련 기업만 13개 상장됐다.

◇일제히 주가 오르는 신성장 기업

올 들어 의료기기 업체인 인트로메딕의 주가는 90% 넘게 올랐다. 제약업체 이수앱지스와 레고켐바이오도 각각 84.2%, 30.4% 상승했다. 인트로메딕은 캡슐형 내시경을 만드는 업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환자가 고무관형 내시경 대신 알약 같은 내시경을 삼키기만 하면 된다. 프로포폴과 같은 진정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사용이 간단하다.

이수앱지스는 인체에 효소가 부족해 거리 감각에 문제가 생기는 고셔병의 치료제 '애브서틴'등 다양한 희귀병 치료제를 주로 개발한다. 레고켐바이오는 항생제와 항암제를 주로 연구하는 기업이다. 여러 가지 물질을 합성해 신약을 개발하기도 한다.

◇흑자 기업 생기며 성장 기대 커져

이 기업들이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신성장 동력 기업 가운데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기간을 견뎌내며 실적을 개선한 업체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창업 후 3~7년 사이에 많은 벤처기업이 자금난을 겪는다고 해서 이 기간을 죽음의 계곡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위기를 넘긴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상장된 신성장 동력 기업 전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실적을 발표한 8개 신성장 동력 기업 중 4곳이 작년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효소를 이용해 건강기능식품을 주로 만드는 아미코젠은 작년 영업이익을 88억원 올렸다. 2011년(4억원), 2012년(58억원)에 이은 흑자다. 인트로메딕 역시 작년 영업이익을 23억원 기록했다. 2012년(15억원)보다 55% 늘어난 수준이다. 인트론바이오와 바이로메드도 작년 영업이익을 1억원, 4억원 올리며 흑자로 돌아섰다.

◇투자에는 주의 필요

다만 이 기업들에 투자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 모든 기업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아닌 만큼 한 묶음으로 생각해서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알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술력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도 많지만 기대받는 만큼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기업도 있다"며 "현재 실적을 내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선 섣불리 투자의견을 제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직 상당수 신성장동력기업은 손실을 내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45.6% 상승한 제넥신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인슐린이나 성장호르몬 같은 단백질 치료제의 지속성을 높이는 기술을 보유한 이 업체는 작년에만 손실을 71억원 냈다. 2012년과 비교해 손실이 44억원 늘었다. 올 주가 상승률 84.2%인 이수앱지스 역시 4년 연속 6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밖에 레고켐바이오와 디엔에이링크 역시 작년 63억원, 57억원 손실을 봤다.

일반 상장사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한국거래소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만 신성장 동력 기업은 이런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에 특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한국거래소 상장심사팀은 "신성장 동력 기업들은 기존 상장사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특례 조항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