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연속 배당, 황금알 기업을 노려라

배당투자를 하려고 하면 수년간 계속 배당을 하고 있는 기업을 먼저 고려해 봐야 할 것 같다. 10년 연속 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시가배당률이 다른 기업들보다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가배당률이란 한 주당 배당금이 기업 주가의 몇 퍼센트인지를 나타낸 수치인데, 보통 연말에 배당주에 투자했을 때 얼마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느냐로 계산한다(배당금을 연말 1주일 주가를 평균한 것으로 나눈다). 배당을 자주 하는 기업이 배당금도 많이 주는 셈이다.

◇배당률 높은 곳은 최대 10% 넘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작년 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한 기업은 총 855개. 이 중에서 10년 연속으로 배당을 한 기업은 343개였다. 10년 연속으로 배당을 한 기업 중 시가배당률이 시중은행 금리(2%대 후반)보다 높은 수준인 3% 이상을 주기로 한 기업이 62개(18%)였다. 반면 작년 현금배당을 실시했지만 10년간 배당을 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시가배당률 3% 이상 기업은 56개(11%)에 불과했다.

종이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 영풍제지는 보통주 한 주당 2000원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30일 기준 영풍제지의 주가는 1만8950원을 기록했다. 시가배당률로 따지면 10.5% 수준이다. 종합 광고회사 오리콤과 산업용 섬유제품을 만드는 일정실업은 시가배당률을 기준으로 7.4%, 5.8%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코스피지수가 1900~2000까지 오르내리길 반복하는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에는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10년 연속 배당을 꾸준히 한 기업은 매년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에 향후 배당을 할 것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당률이 높은 기업들은 다소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최대주주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풍제지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55.6%를 기록했다. 영풍제지 회사가 보유한 주식은 16.8%였다. 오리콤은 최대주주인 두산이 지분을 67.6% 보유하고 있다. 일정실업의 최대주주는 회사 지분의 21.7%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지만 최대주주의 가족 등 특수관계인과 관련한 지분의 합이 63%에 달했다.

◇주가 떨어지면 시가배당률 무의미… 주의 필요

다만 시가배당률에만 주목해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성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주가는 계속 움직이는데 시가배당률은 연말을 기준으로 정해진다"며 "주가가 크게 떨어진 기업이 제공하는 시가배당률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보통 기업은 배당금액을 정한 뒤에 연말 마지막 주일의 종가 평균과 비교해 시가배당률을 발표한다. 연말에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 이 수치만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배당 규모를 기준으로 향후 배당 수준을 가늠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또 배당 투자와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이라고 실적이 꼭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주 한 주당 5.3% 수준 배당을 결정한 영어 교육 기업 YBM시사닷컴은 작년 영업이익을 22억원 올렸다. 이는 2012년(28억원)보다 21.1% 감소한 수준이다. 7.4% 배당을 예고한 오리콤의 작년 영업이익은 약 40억원이었다. 이는 전년(78억원)과 비교해 49%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업들의 주가는 1년 동안 각각 34.8%, 2.9%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