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어세이] 문화역 서울284 공예페스티발 온·기(溫技)

문화라는 언어가 전달하는 정신과 기품의 세계를 만났다. 2014 문화역 서울284 공예페스티발 온·기(溫技)에서 떠나는 정신의 세계가 남겨준 것들을 남아있는 따스한 가슴이 기술로 이어가는 전통의 문화이다. 정신의 기품으로 남겨진 조형과 형태의 세계이다. 몇 곳의 공간으로 나누어서 전시는 진행되고 있었다.
 
겨울이 떠나려는 몸짓을 하는 그 공간은 오래전부터 이별과 만남의 마음이 서로에게로 향하던 장소로서 전승이라는 문화의 형태 역시 그곳에서 떠남과 만남의 시간을 이어가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이어져 오는 가치가 우리 생활 속으로 친숙하게 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작품들에서 특별한 하나의 공간을 만난다.

정교한 작품의 완성도를 이루어가는 작품들의 다 장르 문화예술축제의 공간 중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귀빈실에서 오랜 시간을 이어오는 정신의 가치를 형태로 이루어간 나전칠기가 지니고 있는 기품이다. 
 

한국공예의 무형문화재 송주안 선생의 작품과 김봉룡 선생의 작품과 송주완 선생의 아드님이신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 송방웅 장인(73세)의 작품과 김봉룡 선생의 제자들이 이루어간 형태와의 만남이다.
 
송방웅 선생은 지난 1959년 아버지인 중요무형문화재 제54호 끊음질장 故 송주안 선생께 나전칠기를 사사 받고 입문, 가업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980년대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대통령상, 장관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199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4호 끊음질장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아 현재까지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910년 이후 한국공예의 쇠퇴기에도 조선조적인 유산 속에서 한일합방 이후부터는 일본인들의 골동품 취향이 나전칠기, 도자기 목공예를 성행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1925년 파리 만국박람회의 나전칠기로 김봉룡 선생이 은상 전성규 선생이 동상을 획득함으로 해외에 전통공예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것이 한국공예가 활기를 띠게 하는 시작점이 되었다. 떠나가신 분들이 지니고 있는 정신과 그것을 이어가려는 소중함이 손끝으로 이어가는 전통의 예술로서 문화를 이어가는 가치의 계승이다.
 

정신의 가치가 그대로 품격이 되는 형태의 보존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진주의 어머니(Mother of Pearl)라는 서양이름을 지니고 있는 자개가 옻칠을 기본으로 스스로의 빛깔을 지니고 신비스러움의 모습을 이루어간다. 그 모습이 이루어가기까지의 완성도는 그것을 이루어가는 사람의 정신이 그대로 문양으로 반영된다. 영롱한 자개의 문양에서 공작새의 모습이 보인다.
 
송주완 선생의 작품인 서류함에 보이는 공작이 지니고 있는 성품은 조선 시대 선비들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신의 세계와 일치한다고 하여 매우 귀하게 여겨지고 있는 새라고 전해지고 있다. 공작새가 지니고 있는 우아한 선의 흐름에 자개의 영롱함이 더해져서 그 빛은 사물의 본질을 아우르는 색채의 조형성을 이루어 가고 있다.
 

천승열차분야지도는 별자리를 그대로 문양으로 완성하였다. 전통으로 향하는 열정과 동양적인 철학의 이해가 없이는 완성되지 못하는 작업이라는 생각을 한다. 한국적인 정서를 이루고 있는 문양들을 자개로 이루어가고 검은빛의 옻칠은 자개가 지니고 있는 영롱함에 신비스러움의 깊이를 더해간다.

오랜 시간 도제 방식으로 기술과 정신을 전승해온 명장들의 작품들로서 그 의미를 더 하고 있다. 현대의 작품들에서 보이는 현란함이 아닌 장인의 손끝에서 가치를 지닌 기품으로 태어났다. 절제된 형상으로 나타나는 미묘한 색감이 신비로움을 지니고 형태로 태어나는 전통이다. 귀중한 한국공예의 조형과 색채를 만나면서 동양정서를 일깨우고 있는 전통이 조형미와 만난 시간이다.

추상의 이미지가 아닌 전통의 가치를 지닌 절제와 자연스러움에서 만나는 조형성의 가치이다. 가치가 지니고 있는 전통과 문화의 이해는 얼마만큼 깊은 정신의 세계를 지녀야만 가능할 것인가 하는 되돌아봄의 시간이 또 다른 깨우침을 전달해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