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人] 3M 2人者의 성공비결 "한국의 情이 내 경쟁력"
입력 : 2014.03.18 23:17
[신학철 해외사업부문 수석부회장]
"근면·저돌성·배려·회식 등 한국선 흔하지만 미국인은 감동
리더십은 행동에서 나와… 말은 안들어도 행동은 따라해
주어진 시간의 50% 이상은 현장서 고객 만나는데 써"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본사를 둔 3M은 애플·구글에 이어 세계 3대(大) 혁신 기업으로 꼽힌다. 3M이 1930년대에 만든 브랜드 '스카치테이프'는 접착 테이프의 보통명사가 됐고, '포스트잇'은 미국 AP 통신이 선정한 '20세기 세계 10대 히트상품'에 올랐다.
1902년 창립한 3M은 현재 연간 매출 규모가 310억달러(약 33조2000억원)로 전 세계 210개국에 진출해 6만여종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112년 역사를 지닌 이 글로벌 기업의 '2인자'는 충북 괴산 출신의 토종(土種) 한국인 신학철(57) 해외사업부문 수석부회장이다. 아시아태평양·유럽·남미 등 전 세계 7개 지역 본부, 73개국에 퍼져 있는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는 5만5000여 직원이 신 부회장의 지시를 받는다. 그의 전임자는 3M의 총수(總帥)인 잉게 툴린 회장. 신 부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신 부회장은 샐러리맨 출신으로 글로벌 기업의 2인자에 오른 비결을 묻자, "한국적 근면성과 실행력"을 꼽았다. 그는 "직원들은 리더의 '말'을 순순히 듣지 않지만, 리더의 '행동'은 따라 한다"며 "진짜 리더십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02년 창립한 3M은 현재 연간 매출 규모가 310억달러(약 33조2000억원)로 전 세계 210개국에 진출해 6만여종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112년 역사를 지닌 이 글로벌 기업의 '2인자'는 충북 괴산 출신의 토종(土種) 한국인 신학철(57) 해외사업부문 수석부회장이다. 아시아태평양·유럽·남미 등 전 세계 7개 지역 본부, 73개국에 퍼져 있는 해외 지사에서 근무하는 5만5000여 직원이 신 부회장의 지시를 받는다. 그의 전임자는 3M의 총수(總帥)인 잉게 툴린 회장. 신 부회장은 차기 회장 후보 '0'순위로 꼽힌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신 부회장은 샐러리맨 출신으로 글로벌 기업의 2인자에 오른 비결을 묻자, "한국적 근면성과 실행력"을 꼽았다. 그는 "직원들은 리더의 '말'을 순순히 듣지 않지만, 리더의 '행동'은 따라 한다"며 "진짜 리더십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샐러리맨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근면성과 실행력,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리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상(喪)을 당한 직원을 위로하고 회식 자리를 만들어 동료와 어울리고 바쁠 때는 휴일에도 출근해 일했죠. 한국에서는 흔한 행동이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더라고요."
신 부회장은 대학(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후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다가 1984년 한국3M에 세일즈 마케팅 담당 대리로 입사했다. "공대 출신이지만, 설계 도면보다는 영업이나 마케팅 쪽에 흥미를 느꼈죠. 우리 회사의 기술과 상품을 내세워 상대방을 설득해 주문 따내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입사 초기, 노량진에 있는 현대차 서비스센터에서 연마재(硏磨材) 구매 계약을 성사시켰을 때의 짜릿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입사 8년 만에 한국3M 본부장이 된 그는 1995년 3M 필리핀 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큰 숙제를 떠안았다. 당시 필리핀 지사는 관리자들과 하위직 직원들의 반목으로 회사 분위기가 엉망진창이었고,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신 부회장은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한국식으로 부딪혀보기로 했다"며 "사장실 크기를 기존의 3분의 1로 줄여 상담실을 새로 만들고, 4개월에 걸쳐 모든 직원을 차례로 불러 직접 고충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루는 공장 잔디밭에서 직원들하고 같이 도시락을 먹었더니 다음 날 회사 전체에 소문이 퍼졌어요. 대단치 않은 행동이었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얻었어요."
필리핀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신 부회장은 1998년 미국 본사로 발탁됐고, 이듬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5년 부회장 승진에 이어 2012년부터는 매출 23조원 규모의 해외사업부문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회사 경영에서 가장 중시(重視)하는 것은 '현장'이다. "경영자가 자기 기업이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알려면 현장을 많이 돌아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부하 직원이 의도적으로 잘못된 보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커다란 조직에서는 서너 단계의 보고 체계를 거치다 보면 '뉘앙스'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변화를 알아채려면 리더가 현장을 알아야 합니다."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신 부회장은 매월 20일 정도 해외 지사를 돌며 직접 고객을 만난다. 작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난 현지 석유회사 경영진에게서는 "원유 시추 작업에 3M의 특수 소재를 사용하겠다"는 주문을 받았다.
신 부회장은 "10년 넘게 거래한 고객사이지만 단일 품목으로 연간 150억원이 넘는 주문을 받은 것은 작년이 처음"이라며 "본사에서 책임 있는 경영진이 나와야만 굵직한 비즈니스 거래를 하는 게 현지 문화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의 50% 이상을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데 쓰려고 노력합니다. 3M의 전 직원이 업무 시간의 절반을 고객과 만난다면 그 효과는 정말 굉장하지 않을까요?"
[3M은 어떤 기업] 매출 310억불의 3大 혁신기업
신 부회장은 대학(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후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다가 1984년 한국3M에 세일즈 마케팅 담당 대리로 입사했다. "공대 출신이지만, 설계 도면보다는 영업이나 마케팅 쪽에 흥미를 느꼈죠. 우리 회사의 기술과 상품을 내세워 상대방을 설득해 주문 따내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입사 초기, 노량진에 있는 현대차 서비스센터에서 연마재(硏磨材) 구매 계약을 성사시켰을 때의 짜릿함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입사 8년 만에 한국3M 본부장이 된 그는 1995년 3M 필리핀 지사장으로 부임하면서 큰 숙제를 떠안았다. 당시 필리핀 지사는 관리자들과 하위직 직원들의 반목으로 회사 분위기가 엉망진창이었고,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신 부회장은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한국식으로 부딪혀보기로 했다"며 "사장실 크기를 기존의 3분의 1로 줄여 상담실을 새로 만들고, 4개월에 걸쳐 모든 직원을 차례로 불러 직접 고충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루는 공장 잔디밭에서 직원들하고 같이 도시락을 먹었더니 다음 날 회사 전체에 소문이 퍼졌어요. 대단치 않은 행동이었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얻었어요."
필리핀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아 신 부회장은 1998년 미국 본사로 발탁됐고, 이듬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5년 부회장 승진에 이어 2012년부터는 매출 23조원 규모의 해외사업부문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회사 경영에서 가장 중시(重視)하는 것은 '현장'이다. "경영자가 자기 기업이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알려면 현장을 많이 돌아보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부하 직원이 의도적으로 잘못된 보고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커다란 조직에서는 서너 단계의 보고 체계를 거치다 보면 '뉘앙스'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변화를 알아채려면 리더가 현장을 알아야 합니다."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신 부회장은 매월 20일 정도 해외 지사를 돌며 직접 고객을 만난다. 작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만난 현지 석유회사 경영진에게서는 "원유 시추 작업에 3M의 특수 소재를 사용하겠다"는 주문을 받았다.
신 부회장은 "10년 넘게 거래한 고객사이지만 단일 품목으로 연간 150억원이 넘는 주문을 받은 것은 작년이 처음"이라며 "본사에서 책임 있는 경영진이 나와야만 굵직한 비즈니스 거래를 하는 게 현지 문화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제게 주어진 시간의 50% 이상을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데 쓰려고 노력합니다. 3M의 전 직원이 업무 시간의 절반을 고객과 만난다면 그 효과는 정말 굉장하지 않을까요?"
[3M은 어떤 기업] 매출 310억불의 3大 혁신기업
1902년 창립한 3M은 현재 전 세계 210개국에 판매망을 두고 있다. 직원 수는 8만여명. 매출은 2012년 296억달러에서 지난해 310억달러로 늘었다. 사무용품, 주방용품 같은 소비재부터 접착제, 공업용 사포, 전자전기부품, 의료장비 등을 생산한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 21.9%에 달했다. 비결은 연구개발(R&D)투자. 3M은 2017년까지 총매출액의 6%를 R&D에 쓴다.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짐 콜린스(Collins)는 "3M은 끊임없는 '돌연변이(Mutation Machine)'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 21.9%에 달했다. 비결은 연구개발(R&D)투자. 3M은 2017년까지 총매출액의 6%를 R&D에 쓴다. 세계적인 경영 사상가 짐 콜린스(Collins)는 "3M은 끊임없는 '돌연변이(Mutation Machine)'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