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大기업 실적 '맑음'… 에너지·IT만 '흐림'

계속 지지부진하던 기업 실적은 상승기류를 탈 수 있을까. 증권사들은 올해 1분기에는 대부분 업종의 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되리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에너지 관련 기업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은 예외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조선비즈가 증권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증권사의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1분기(1~3월) 예상 실적을 집계한 결과 산업재와 유틸리티(수도, 전기, 가스 등) 업종의 이익 전망이 작년 1분기보다 훨씬 밝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에너지 업종은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증권사들이 이익 예상치를 높게 제시해왔던 IT 업종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 57곳, 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작년보다 증가 예상

1분기에는 100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인 57개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엔지니어링과 OCI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 기업은 20개로 나타났다. 현대미포조선은 100개 기업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적자 전환하고 삼성테크윈, 삼성전기, 금호석유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재·유틸리티 1분기 실적 호전 예상

1분기에 실적이 가장 크게 개선될 업종은 산업재와 유틸리티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재 업종에서는 삼성물산이 알제리 복합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등 대규모 해외 사업을 수주한 덕분에 영업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93.5%나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틸리티 업종은 작년 4분기까지만 해도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합산 영업이익이 52.7%나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전력은 1분기 영업이익이 118.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서비스 업종의 전망도 밝다. 증권사들은 최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는데 경쟁이 완화되며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40.2% 늘어 통신 3사 중 가장 크게 증가하고 SK텔레콤은 13.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도 우울한 에너지… IT 실적 기대감 낮아져

에너지 업종의 이익 전망은 올해도 어둡다. 작년 한 해 에너지 업종은 휘발유 등 석유 정제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며 영업이익이 하락했는데 올해도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3425억원으로 50.8% 감소하고 S-Oil은 51.8% 줄어든 15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에너지 업종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30.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사들은 IT 업종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췄다. 그동안 IT 업종은 증권사에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대하는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8조4963억원을 기록해 작년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NAVER의 영업이익도 14.1% 감소하고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35.0%, 63.2%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IT 기업 중에서도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이 200.9%나 늘어 953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LG이노텍도 59.6% 증가하고 삼성전기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