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A 씨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을 느꼈다. 며칠 사이 어깨를 움직이기가 부쩍 불편해져 단추 없는 셔츠는 입기조차 힘들었고,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까?
洋方 MRI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우선
목동힘찬병원 관절센터 이정훈 과장
오십견의 정확한 병명은 ‘동결견(frozen shoulder)’ 혹은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다. 주변 연부 조직과 인대, 힘줄, 근육, 활액낭 등의 염증으로 어깨 관절을 보호하는 관절막이 유착되면서 어깨 운동이 제한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억지로 운동을 하면 할수록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오십견은 특별한 외상 없이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어깨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 불안정한 자세 등으로 인해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다. 참고로, 당뇨가 있으면 혈액 속에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늘어나 오십견이 생길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낭에 유착이 발생해 통증과 운동 범위가 좁아지는 질병이다. 어깨를 움직이는 네 개의 힘줄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깨를 보호하기 위한 우리 몸의 보호반응으로 이 같은 유착이 진행된다. 그러므로 힘줄을 회복시켜야만 유착을 빨리 회복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유착을 어혈(瘀血)이란 병리현상으로 설명한다. 어혈은 유연한 힘줄을 굳게 하고, 찌르는 듯한 통증을 유발하며, 밤이나 추울 때는 통증을 더 느끼게 한다. 어혈이 생기는 원인도 체질이나 발병 동기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어혈이 발생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과 더불어 손상된 힘줄의 회복을 돕는 약침을 정확한 부위에 주입하고 힘줄의 섬유화를 풀어주는 침시술을 받으면 가장 효과적으로 오십견을 치료할 수 있다.
오십견은 유착의 진행 속도와 원인이 되는 힘줄의 손상 정도, 환자의 개인적 상태에 따라 회복기간이 다르다. 길게는 1~2년 이상 지속되기도 하고, 짧게는 2~3개월 안에 치료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유착이 많이 진행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 적절한 한방치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평균적으로 3개월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다. 한방치료와 함께 양방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오십견에 걸린 이들 가운데에는 굳은 관절을 무리한 운동으로 풀려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면 회전근개 힘줄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의 지도 아래 오십견 치료에 도움이 되는 운동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 어깨를 차갑게 하면 어혈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어깨를 따뜻하게 보온해야 한다.
오십견 치료 시 음식은 가리지 않고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슘이 뼈에서 빠져나오는 경우 힘줄이나 관절에 침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비타민D가 풍부한 달걀노른자, 검정콩, 두부, 멸치 등을 섭취하고, 마그네슘이 풍부한 다시마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모과와 홍화씨는 오십견의 원인이 되는 어혈을 치료하는 데 큰 효과가 있으므로 한방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 적극적인 섭취를 고려해볼 수 있다.
‘오십견은 참으면 낫는다’는 속설을 믿고 치료를 안 받다가 증상이 상당히 악화되어서야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초기에 물리치료만 받다가 오십견이 진행되면서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운동으로 자가치료를 하다가 힘줄이 더 파열되어 내원하는 환자도 있다. 속설이나 주변 사람의 이야기만 듣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말고 전문적인 진료를 통해 불필요한 고통의 시간을 갖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