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펀드(소득공제장기펀드)' 시들시들… "가입條件 완화" 목소리
입력 : 2014.03.25 22:25
계좌수 日 9000건 수준 반토막… 액수도 1주일간 총70억에 불과
납입액 40% 소득공제 혜택불구 연봉 5000만원 이하 제한된데다 5년 환매금지로 돈 묶인다 기피
미술관 행정 담당 직원으로 일하는 이수현(36)씨는 "뉴스에서 소장펀드, 소장펀드 하기에 관심을 갖고 살펴봤는데, 돈을 넣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가입 자격은 갖췄지만 여윳돈이 없어 투자를 하려면 다른 금융상품 투자를 포기해야 하는데 그럴 만큼 매력적이진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년차 교사 김수영(25)씨는 5년 환매 금지 조건이 마음에 걸려 포기했다. "4년간 내내 수익률이 좋다가 만기를 앞두고 갑자기 고꾸라져 원금을 잃을 수도 있고, 5년 안에 결혼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가능성도 커서 무리해서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높은 기대 속에 지난 17일 출시된 소득공제장기펀드(일명 소장펀드)의 초반 인기가 미풍에 그치고 있다. 출시 첫날인 17일 가입 계좌 수가 총 1만7372건에 달했던 것이 이튿날 1만1006건으로 주춤하더니 19일~21일에는 하루 평균 8000~9000건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 일주일간 모인 자금도 합계 7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올해만 소장펀드에 최대 4조원가량이 모일 것으로 기대했다. 실망한 업계에서는 벌써 가입 요건 완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첫날 반짝하고 시들한 인기
소장펀드는 연말정산 때 납입 금액의 40%(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국내 주식에 40% 이상을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국내 30개 자산운용사가 44개 펀드를 은행·증권·보험사 등을 통해 팔기 시작했다. 연말정산 때 최대 39만6000원(240만원×세율 16.5%)을 환급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이 있는 만큼 정부가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급여 생활자만 가입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운용사들은 근로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20·30대 젊은 직장인 중 세제 혜택을 노리고 가입하는 사람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5년간 가입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장기 투자자금을 묶어둘 수 있어 침체한 금융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 김정아 실장은 "2008년을 정점으로 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돼 안정적인 양질의 자금을 새로 끌어올 필요성이 제기됐다"면서 "은행·보험처럼 장기간 세제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기획한 것이 소장펀드"라고 설명했다.
2년차 교사 김수영(25)씨는 5년 환매 금지 조건이 마음에 걸려 포기했다. "4년간 내내 수익률이 좋다가 만기를 앞두고 갑자기 고꾸라져 원금을 잃을 수도 있고, 5년 안에 결혼 등으로 목돈이 필요할 가능성도 커서 무리해서 가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의 높은 기대 속에 지난 17일 출시된 소득공제장기펀드(일명 소장펀드)의 초반 인기가 미풍에 그치고 있다. 출시 첫날인 17일 가입 계좌 수가 총 1만7372건에 달했던 것이 이튿날 1만1006건으로 주춤하더니 19일~21일에는 하루 평균 8000~9000건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 일주일간 모인 자금도 합계 7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올해만 소장펀드에 최대 4조원가량이 모일 것으로 기대했다. 실망한 업계에서는 벌써 가입 요건 완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첫날 반짝하고 시들한 인기
소장펀드는 연말정산 때 납입 금액의 40%(최대 24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국내 주식에 40% 이상을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국내 30개 자산운용사가 44개 펀드를 은행·증권·보험사 등을 통해 팔기 시작했다. 연말정산 때 최대 39만6000원(240만원×세율 16.5%)을 환급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이 있는 만큼 정부가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급여 생활자만 가입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운용사들은 근로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20·30대 젊은 직장인 중 세제 혜택을 노리고 가입하는 사람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5년간 가입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장기 투자자금을 묶어둘 수 있어 침체한 금융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 김정아 실장은 "2008년을 정점으로 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돼 안정적인 양질의 자금을 새로 끌어올 필요성이 제기됐다"면서 "은행·보험처럼 장기간 세제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기획한 것이 소장펀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요건이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연소득 5000만원 이하'라는 가입 조건이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다. 이씨나 김씨 사례처럼 소득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 중 투자할 여유 자금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데다 이 정도 소득 계층의 투자 성향상 주식 같은 위험 자산에 40% 이상 투자하는 상품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 김재칠 선임연구위원은 "소득이 낮을수록 투자 자산의 유동성이 높아야 안심하고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5년 환매 금지 조건을 감내하기엔 받을 혜택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이런 문제점들이 출시 이전부터 제기돼왔다"고 지적했다.
◇태생적 한계?… 조건 완화 건의할 듯
이 때문에 소장펀드가 1년 전 출시됐다가 시들해진 근로자재산형성저축(일명 재형저축)과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작년 3월 18년 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은 출시 초기 두 달 만에 170만 계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183만여 계좌를 정점으로 올 1월 기준 175만여 계좌로 다시 줄었다. 가입 조건이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로 제한된 데다 소득세를 면제받기 위한 의무 가입 기간이 7년이나 되는 데 비해 금리는 최고 연 4.2~4.6% 수준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 소장펀드 가입 조건 완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소장펀드 가입 기간이 내년 말까지인데, 첫해 가입이 저조하면 내년부터라도 추가 세제 혜택을 주거나 가입 요건을 넓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개인저축계좌(ISA)나 일본의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처럼 소득 제한 없이 누구나 가입하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 총액에 상한을 두는 방식을 도입하는 게 낫다는 시각도 있다.
◇태생적 한계?… 조건 완화 건의할 듯
이 때문에 소장펀드가 1년 전 출시됐다가 시들해진 근로자재산형성저축(일명 재형저축)과 같은 길을 걷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작년 3월 18년 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은 출시 초기 두 달 만에 170만 계좌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지만, 183만여 계좌를 정점으로 올 1월 기준 175만여 계좌로 다시 줄었다. 가입 조건이 연봉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로 제한된 데다 소득세를 면제받기 위한 의무 가입 기간이 7년이나 되는 데 비해 금리는 최고 연 4.2~4.6% 수준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벌써 소장펀드 가입 조건 완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소장펀드 가입 기간이 내년 말까지인데, 첫해 가입이 저조하면 내년부터라도 추가 세제 혜택을 주거나 가입 요건을 넓히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개인저축계좌(ISA)나 일본의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처럼 소득 제한 없이 누구나 가입하고,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 총액에 상한을 두는 방식을 도입하는 게 낫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