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持株社(지주사) 주가, 대형 지주사보다 잘나가

지주사에 투자하려면 대형 지주사보다 시가총액 1조원 미만의 중소형 지주사를 중심으로 고려해 봐야겠다. 상장된 대형 지주사들이 오너들의 횡령과 배임 리스크가 커지면서 주가가 내리고 있는 반면, 중소 지주사들은 자회사의 실적 개선 소식에 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비(非)상장 자회사의 성장성이 있거나, 시중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시가배당률(연말 기업 주가 대비 1주당 배당금 비율)을 기록하는 중소 지주사들은 투자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중소 지주사 오르고, 대형 지주사 내리고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중소형 지주회사 39곳을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중소 지주사의 주가는 평균 17.6% 올랐다. 31곳은 오르고 8곳은 내렸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대형 지주회사 6곳(LG·CJ·SK·두산·한화·LS) 주가는 CJ를 제외한 5곳이 하락했고, 평균 4.2% 내렸다. 대기업 오너들의 횡령과 배임 혐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형 지주사의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올 초부터 25일 종가까지 중소형 지주회사 중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80% 이상 상승한 KC그린홀딩스다. 상장 자회사인 KC코트렐이 중국에서 환경오염 처리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일진홀딩스는 자회사를 통한 전기사업과 초음파진단기기 사업에서 흑자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50% 가까이 올랐다. 풀무원홀딩스·대상홀딩스 주가는 50% 이상, 한진칼은 40% 이상, AK홀딩스·노루홀딩스·한국콜마홀딩스가 30% 넘게 올랐다. 올 들어 소폭 내렸던 기업 중에서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인 기업이 많았다. 올해 11% 넘게 주가가 내린 하림홀딩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주가가 104% 상승한 상태였다.

◇상장·비상장 자회사, 유사업종 내에 시너지

중소형 지주사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데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업종의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는 대형 지주사와는 달리, 중소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주력 업종이 한두 개로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에스티·동아제약 등 주로 의약품 원료와 약품 제조업체들이 자회사로 있고, 종근당홀딩스도 종근당·종근당바이오·경보제약 등 헬스케어 관련 기업 위주의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노루홀딩스는 노루페인트·노루케미칼·노루코일코팅 등 도료 제조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이 자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지주사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소 지주사는 자회사가 비슷한 업종에 있다 보니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으로 실적이 개선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소 지주사의 시가배당률, 대형 지주사의 최대 3배

중소 지주사 투자의 또 다른 장점은 대형 지주사보다 시가배당률이 높다는 점이다. 지주사는 보통 자회사로부터 배당수익과 브랜드 로열티 등을 받아 수익을 올린다. 중소 지주사는 대형 지주사보다 지분 100%를 소유한 비상장 자회사가 많은데, 그곳에서 나오는 배당금은 모두 중소형 지주사의 몫이 된다. 증권 전문가들은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중소 지주사는 배당금이 많아질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2013년 기준 시가배당률을 비교해 본 결과, 중소형 지주사 중에서 가장 높은 시가배당률을 기록한 진양홀딩스(6.87%)는 대형 지주사 중 가장 높았던 두산(2.15%)보다 3배 가량 많았다. 이 외에 중소 지주사 중에서는 KPX홀딩스(4.63%), 종근당홀딩스(4.01%), 풍산홀딩스(3.4%), 하이트진로홀딩스(3.02%), 코오롱(2.95%), 대성홀딩스(2.78%), 한진중공업홀딩스(2.62%) 등은 시중은행 이자보다 높았다. 시가배당률은 연말 1주일 동안의 주가를 평균한 값으로 배당금을 나눈 수치로, 대형 지주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4%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