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새 문화에 익숙해지는 행복 느끼기

아마 20년 전 가까이 되었을 거다. 인터넷이 일반화되기 시작하면서 생긴 문화 중 하나가 이름이나 별칭 끝에 붙은 ‘~님’이라는 글자다. 공식적인 장소에서 ‘~씨’로 호칭하던 것이 새롭게 진화를 한 것이라 하겠다. ‘~씨’는 현대 문명의 대명사 역할자로서 오래된 호칭으로 몸에 익숙했던 것. ‘~님’을 처음 사용될 때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2년 차츰 지나면서 편하게 느껴지고, 오히려 ‘~씨’가 어색해졌다.  2014 동계올림픽이 끝난 3월 중순, 모 체육 대상 시상식에서 두 올림픽 스타인 김연아와 이상화가 ‘연느님’ ‘상느님’ 호칭으로 나누는 인사가 항간에 떠올랐다.
 
하느님의 ‘느님’을 따서, 감히 근접할 수 없는 절대적 힘에 근접하려는 현상이었겠으나, 이들의 재치 어린 단어를 다시 듣는 순간, 기분 좋음과 생경한 기분이 밋밋하게 섞이는 것을 어찌할 수 없었다. 며칠 입안을 맴돌며 내 이름 한 글자도 ‘~느님’을 붙여 발음을 해보았다. 허, 신기하게도 지어지는 새로운 입가 미소!
 
누구를 객관적으로 부를 때 사용되던 ‘~씨’가 ‘~님’으로 존칭하면서 그 이상의 존경 어린 호칭으로 발전한 것이 ‘~느님’이다. 이도 ‘~님’과 마찬가지로 일반화될 것이다. 누가 뭐라 하든, 내가 존경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경칭을 사용하고 싶은 것이야 뉘 탓할 리 있을까.
 
그러나 그 이면에는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자라고 있는 현지 시대의 꿈들을 일부 엿볼 수 있다. 누구나 스타가 되고 싶어 하는 인간 본능의 분출 중 하나임을 어찌 시인하지 않으랴. 물론, 새 단어는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 또한 그 문화에 익숙해야 하는 것이 지금 살아가는 현대인의 의무임엔 분명하다.
 
누구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바, 이 과정에서 같은 목적은 아니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자신이 향한 목적을 대신 보게 될 때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서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게 된다. 그 박수들의 모여져 스타가 되고, 역사 인물이 되는 일은 자연스럽게 보는 현상이다.
 
그러나 진정 ‘~느님’ 현상이 대리 만족의 다른 표현이 아니라, 진정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주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붙는 아름다운 존칭어로 자리매김이 되었으면 좋겠다. 감히 내가 이루지 못한 것을 막연히 선망하는 것보다, 진정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정성을 쏟고 또 만족하는 자신만의 작은 씨앗으로서 말이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겠으나, 변하지 않는 것이 즐거움이란 결국 그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는 일이 큰 행복임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사람 모두, 그 순간, 자신을 ‘나느님’이라 느끼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나를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는 문화가 다양한 모습으로 지구 곳곳에 뿌리내리길 희망해 본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니까. 나 자신이 새 문화에 적응한 것을 보는 행복이란 언제나 존재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