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개선된 김포… 10개월새 미분양 40% 줄어

지난 11일 오후 경기 김포시 장기동. 김포 한강신도시 중심부인 장기사거리에 새로 들어선 상가 건물 1층 카페는 아이와 함께 산책 나온 젊은 부부들로 가득했다. 장기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장기사거리의 10여개 상가 건물 중 절반 정도가 작년 하반기 이후 준공됐다"며 "1년 전만 해도 썰렁했던 거리에 식당·학원·마트 등이 들어오면서 활기가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긴 침체에 빠졌던 김포 한강신도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동안 취약점이던 교통망과 편의시설이 확충되고 주거 여건이 좋아진 게 원동력이다. 서울에서 전세난을 피해 들어오는 내 집 마련 수요가 늘면서 미분양이 빠르게 팔려나가고, 일부 단지는 분양가에 웃돈(프리미엄)까지 붙었다.

◇분양價보다 최대 5000만원 올라

김포 한강신도시는 김포시 장기동·운양동 일대 1085만㎡에 주택 5만4000여 가구를 조성하는 신도시다. 지난해까지 분양한 아파트는 약 2만가구. 당초 성남판교·화성동탄 등과 함께 2기(期) 신도시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입주 초기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져 미분양이 속출하고 집값도 급락했다. 그래서 '미분양의 무덤'이란 별명까지 생겼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팔리기 시작해 작년 7월 4400가구가 넘던 김포의 미분양 주택은 현재 2600여가구로 40%쯤 줄었다. '롯데캐슬'과 '한강신도시 래미안 2차'는 작년 하반기 수백가구씩 남아있던 미분양이 모두 팔렸다. 일부 층에는 500만원 안팎 프리미엄도 붙었다. 기존 아파트 거래도 활발하다. 운양동의 신자애 반도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달 김포 도시철도 착공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수세가 크게 늘었다"며 "한 달 사이에 20건 넘게 매매계약서를 썼다"고 말했다. 운양동 '반도유보라 2차'(59㎡)는 작년 말 입주 이후 집값이 평균 2000만원쯤 올랐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로열층은 분양가보다 5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전철 착공·인프라 확충 '호재'

김포 한강신도시가 살아나는 가장 큰 요인은 각종 인프라(기반시설) 개선 효과이다. 특히 지난달 26일 착공한 김포 도시철도(전철)가 집값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전철이 뚫리는 2018년이면 김포 구래동에서 출발해 장기동과 운양동, 김포 구도심을 거쳐 김포공항까지 28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서울로 이어지는 도로망도 속속 뚫리고 있다. 김포 한강로(왕복 6차로)가 2011년 개통돼 서울 강서구까지 자동차로 20분, 수도권 광역급행버스(M 버스)를 이용하면 서울역까지 1시간 내에 닿을 수 있게 됐다. 지난달에는 초·중·고교 5개가 새로 개교하면서 교육 환경도 좋아졌다.

주거 여건이 좋아지면서 서울의 전세난을 피해 들어오는 주택 수요자도 늘고 있다. 현재 김포시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평균 760만원으로 서울 양천구(1040만원), 강서구(830만원)의 전세금보다 더 싸다. 운양동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남서부에 살던 신혼부부가 전셋집을 빼고 김포에 아파트를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1년 5개월 만에 분양 再開

건설사들도 모처럼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다음 달에만 GS건설이 김포시 장기동에서 '한강센트럴자이'(3481가구)를, 대우건설은 '한강신도시2차푸르지오'(242가구)를 각각 공급한다.

전문가들은 김포 한강신도시가 상대적으로 시세가 싸다는 점에서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신도시에서도 위치에 따라 회복 속도는 다르다. 신도시 내에서 서울로부터 가장 먼 구래동 인근은 가격이 아직도 약세다. 구래동 '우미린'(105㎡)은 분양가보다 10% 정도 낮은 3억6000만원 선에 거래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며 "다만 자족(自足) 기능이 여전히 부족해 집값 상승 기대보다 실수요 위주의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