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가 만난 고수] 주식으로 대박? 꿈 깨세요 그래도 한다면? 배당株
입력 : 2014.04.25 03:05 | 수정 : 2014.04.25 16:22
'바이코리아 펀드' 神話 주역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
배당 많이 주는 회사 주식 잡아라
1800~2100이냐, 1900~2200이냐 그 차이일 뿐, 앞으로도 큰 박스권
삼성전자 200만원까지 오를까? 실적으론 힘들고 배당 확 늘리면 돼
중국이 우리 옆에 있다는 건 기회, 식음료·화장품·호텔 기업이 유리
"주가가 예전처럼 퀀텀점프(대도약)할 가능성요? 얼른 꿈 깨세요. 삼성전자·현대차, 비약적인 성장은 더는 어렵습니다. 지수가 1800에서 2100이냐, 1900에서 2200이냐 그 차이일 뿐, 시장 역시 앞으로도 큰 박스권일 겁니다. 성장이 더디면 앞으론 주주(株主) 친화적인 기업들이 주목받겠지요. 배당 많이 주는 회사 주식을 골라서 사세요."
우리나라 1세대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는 외환 위기 직후 전국적인 인기를 끈 '바이코리아 펀드'를 운용한 주역이다. 당시 펀드 수익률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연 70%에 달했다. 다시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숫자다. 1988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한 뒤 동방페레그린 투신운용 CIO(최고투자책임자), 현대투신운용 주식운용팀 수석매니저, PCA투신운용 CIO, 한국투신운용 부사장 겸 CIO를 거쳐 2011년부터는 푸르덴셜자산운용과 합병한 한화자산운용 대표를 맡고 있다.
"투자자들도, 후배 펀드매니저들도 주가가 무섭게 오르던 때가 그립겠죠. 저도 사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예 기회가 없진 않아요." 그는 "미국이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혁신적인 기업의 등장으로 주가가 올랐듯, 국내 기업 중에도 혁신 과정에 진입한 기업들이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여전하다"면서 "게다가 주주 친화성까지 결합한 기업이라면 만족스러운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또 2000선을 헤매고 있다. 주가를 어떻게 전망하나.
"보통 공급과잉 산업분야에서 망하는 회사, 통폐합되는 회사가 나오고 나서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 비로소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 살아남은 기업들에 금융자산이 축적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분야별로 1·2등 기업과 나머지 지리멸렬한 기업들의 경쟁 구도가 대부분 확립됐고, 이게 주가에도 이미 반영돼 버렸다.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디스플레이로, 다시 스마트폰으로 갔고, 현대차가 품질 향상에 환율, 경쟁사 악재 등이 도와준 덕분에 주가가 확 올랐다. 그런데, 이 두 회사가 앞으로도 세계시장에서 이 정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전망이 상당히 어둡다는 얘기인가.
"못 오른다는 건 아니다. 불확실하다는 얘기다. 성장성이 낮아졌지만, 금리 또한 낮아졌잖나. 기대수익률도 덩달아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을 많이 주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다. 또 하나의 기회는 중국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15억 인구 모두를 우리 내수시장으로 만들 순 없겠지만, 1억~2억 인구만 우리 소비자로 만들어도 식음료·화장품·호텔 등의 기업들엔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은 상당히 낮은데?
"세금 문제, 상속 문제가 있어서다. 법인세 실질실효세율보다 배당소득세가 더 높아, 기업 대주주 입장에서도 배당 더해서 손해 볼 이유가 없다. 또, 앞으로 2세 승계 과정에서 쓰일 현금을 비축해둘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미국, 일본, 대만은 그래서 적정 사내 유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선 세금을 매긴다. 우리도 사회에서 고배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배당을 더 주는 게 이로운 쪽으로 세제가 개편되면 상당히 달라질 걸로 본다."
―최근 해외 펀드 투자도 시들하다. 매력적인 상품이 없어서일까?
"국내 자산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해외 펀드 투자가 많이 늘어나야 할 시점이지만, 상황은 반대다. 과거 2007~2008년의 큰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와 세금에 대한 저항 때문으로 본다. 나 역시 자녀 두 명에게 물려줄 돈을 베트남 펀드에 넣었다가 시쳇말로 쫄딱 망했다. 당시엔 고객도, 판매사도, 운용사도 모두 미성숙했다. 묻지 마 투자 광풍이 불었다. 오랜 투자 암흑기를 거치면서, 이제 모두가 상당히 성숙해졌다. 해외 펀드 수익에 부과되는 세금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이를 뛰어넘는 이익을 내면 된다."
―요즘도 개별 종목을 들여다보나?
"물론이다. 대형주 중에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외환 위기 때 수준까지 내려가 있는 기업들이 있다. 몇 년간 실적이 나빴고, 시장도 안 좋아서 대형주를 더 기피한 경향이 있다. 가치 분석 측면에서 볼 때 더 떨어지기 어렵다. 직접 이름을 밝히긴 어렵지만, 이 중 일부는 최근 리더십(최고경영자)이 바뀌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다시 성장 국면을 맞는 것이다."
―많은 애널리스트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200만원으로 잡고 있다. 정말 여기까지 오를까?
"주가는 어닝(실적)과 배당 두 측면에서 오를 수 있는데, 어닝을 보면 아니고 배당으로 보면 가능성이 있다. 그간 엄청난 이익을 향유했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적정 이익을 내줘도 앞으로 2~3년 내엔 초과 이익을 내긴 어렵다. 나머지 하나의 가능성은 배당이다. 작년 배당을 전년보다 1조원 늘렸는데, 기업 내적인 여러 필요성 때문에 배당을 확 늘리면 주가는 뛸 수 있다. 애플이 그랬다."
"투자자들도, 후배 펀드매니저들도 주가가 무섭게 오르던 때가 그립겠죠. 저도 사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예 기회가 없진 않아요." 그는 "미국이 대규모 구조조정 이후 혁신적인 기업의 등장으로 주가가 올랐듯, 국내 기업 중에도 혁신 과정에 진입한 기업들이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여전하다"면서 "게다가 주주 친화성까지 결합한 기업이라면 만족스러운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또 2000선을 헤매고 있다. 주가를 어떻게 전망하나.
"보통 공급과잉 산업분야에서 망하는 회사, 통폐합되는 회사가 나오고 나서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면 비로소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 살아남은 기업들에 금융자산이 축적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분야별로 1·2등 기업과 나머지 지리멸렬한 기업들의 경쟁 구도가 대부분 확립됐고, 이게 주가에도 이미 반영돼 버렸다.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에서 디스플레이로, 다시 스마트폰으로 갔고, 현대차가 품질 향상에 환율, 경쟁사 악재 등이 도와준 덕분에 주가가 확 올랐다. 그런데, 이 두 회사가 앞으로도 세계시장에서 이 정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전망이 상당히 어둡다는 얘기인가.
"못 오른다는 건 아니다. 불확실하다는 얘기다. 성장성이 낮아졌지만, 금리 또한 낮아졌잖나. 기대수익률도 덩달아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배당을 많이 주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다. 또 하나의 기회는 중국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15억 인구 모두를 우리 내수시장으로 만들 순 없겠지만, 1억~2억 인구만 우리 소비자로 만들어도 식음료·화장품·호텔 등의 기업들엔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은 상당히 낮은데?
"세금 문제, 상속 문제가 있어서다. 법인세 실질실효세율보다 배당소득세가 더 높아, 기업 대주주 입장에서도 배당 더해서 손해 볼 이유가 없다. 또, 앞으로 2세 승계 과정에서 쓰일 현금을 비축해둘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미국, 일본, 대만은 그래서 적정 사내 유보를 초과한 부분에 대해선 세금을 매긴다. 우리도 사회에서 고배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배당을 더 주는 게 이로운 쪽으로 세제가 개편되면 상당히 달라질 걸로 본다."
―최근 해외 펀드 투자도 시들하다. 매력적인 상품이 없어서일까?
"국내 자산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해외 펀드 투자가 많이 늘어나야 할 시점이지만, 상황은 반대다. 과거 2007~2008년의 큰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와 세금에 대한 저항 때문으로 본다. 나 역시 자녀 두 명에게 물려줄 돈을 베트남 펀드에 넣었다가 시쳇말로 쫄딱 망했다. 당시엔 고객도, 판매사도, 운용사도 모두 미성숙했다. 묻지 마 투자 광풍이 불었다. 오랜 투자 암흑기를 거치면서, 이제 모두가 상당히 성숙해졌다. 해외 펀드 수익에 부과되는 세금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이를 뛰어넘는 이익을 내면 된다."
―요즘도 개별 종목을 들여다보나?
"물론이다. 대형주 중에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외환 위기 때 수준까지 내려가 있는 기업들이 있다. 몇 년간 실적이 나빴고, 시장도 안 좋아서 대형주를 더 기피한 경향이 있다. 가치 분석 측면에서 볼 때 더 떨어지기 어렵다. 직접 이름을 밝히긴 어렵지만, 이 중 일부는 최근 리더십(최고경영자)이 바뀌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작하면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다시 성장 국면을 맞는 것이다."
―많은 애널리스트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200만원으로 잡고 있다. 정말 여기까지 오를까?
"주가는 어닝(실적)과 배당 두 측면에서 오를 수 있는데, 어닝을 보면 아니고 배당으로 보면 가능성이 있다. 그간 엄청난 이익을 향유했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적정 이익을 내줘도 앞으로 2~3년 내엔 초과 이익을 내긴 어렵다. 나머지 하나의 가능성은 배당이다. 작년 배당을 전년보다 1조원 늘렸는데, 기업 내적인 여러 필요성 때문에 배당을 확 늘리면 주가는 뛸 수 있다. 애플이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