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上場 새내기株들 "우린 2년차 징크스 몰라"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가 '소포모어(sophomoreㆍ2년 차) 징크스'를 겪는다는 증권가의 속설은 사실일까.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상장 첫해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과 다음 해 주가 상승률을 비교했다. 소포모어 징크스는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지난 2009년, 2010년, 2012년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새롭게 상장된 기업들은 상장 첫해보다 다음 해 주가 흐름이 대체로 부진했다.

다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상장한 기업들 가운데 상장 첫해보다 2년 차인 올해 주가가 더 오르는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새내기주 2년 차 징크스 있다

지난 2009년에 상장한 기업은 총 61곳(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한 수치). 상장 첫해 이 기업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10.0% 상승했다. 하지만 상장 2년 차인 2010년에는 평균 4.7% 내렸다.

이런 흐름은 지난 2010년과 2012년에 상장한 기업들에도 나타났다. 지난 2010년 증시에 입성한 83개 기업은 상장 연도에는 공모가 대비 평균 2.6% 떨어졌다. 상장 다음 해인 2011년에는 평균 4.1% 하락하며 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1년에는 총 72개 기업이 상장했는데, 이 기업들의 주가는 공모가 기준으로 상장 첫해 평균 3.3% 하락했다.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 위기로 증시가 출렁인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 기업들의 주가는 2012년에도 평균 1.6% 하락했다.

지난 2012년 상장한 28개 기업도 2012년에는 공모가 대비 평균 11.6% 오르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9.4%)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반면 2013년에는 3.0% 떨어지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0.7%)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상장 직전 기업 가치 높이기 기승

증권 전문가들은 새내기주의 2년 차 징크스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좀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공모가를 높이는 과정에서 기업의 실적을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미래 발생할 매출을 앞당기거나, 비용을 장부에 반영하는 것을 상장 이후로 미루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상장 직전의 실적을 포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달라진 업황도 2년 차 징크스의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선 공모가를 높게 책정받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보통 기업이 속하는 업종의 상황이 좋을 때 기업공개(IPO)를 신청한다. 다만 상장 전후로 좋았던 업황이 추후 나빠지면서 관련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고 주가 역시 하락할 때도 있다. 지난 2012년 상장한 나노스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상장 첫해 공모가 대비 주가가 97.4% 올랐지만, 다음 해에는 25.4% 떨어졌다. 나노스는 카메라 모듈에 들어가 깨끗한 화상을 구현해주는 부품을 생산한다. 고성능의 카메라를 내장한 스마트폰이 많아지면서 수혜주로 거론됐지만, 스마트폰 업황이 꺾이면서 주가 역시 영향을 받았다.

◇올해는 2년 차 새내기주 승승장구

다만 최근에는 양상이 바뀌고 있다. 지난 2013년 상장한 기업 41곳은 전반적으로 상장 첫해 좋은 성적을 냈다. 이 기업들은 지난해 공모가 대비 주가가 평균 17.5% 올랐다.

그런데 올해의 3분의 1가량이 지난 현시점까지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올 들어 평균 29.9% 오르고 있다. (4월 28일 종가 기준)

지난해 10월과 11월 청약 열기로 뜨거웠던 공모시장이 작년 말 움츠러든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됐다. 기업이 희망한 가격보다 공모가가 낮게 형성됐고, 주가 역시 지지부진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 상장 당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올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2년 차 징크스를 극복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