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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고 시니어는 많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화제가 된 시니어들의 놀라운 소식과 시니어의 흥미를 돋울 만한 몇 가지 이야기.
‘터미네이터’의 비밀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이자 ‘터미네이터’의 전설적인 액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 그에겐 지금까지 ‘액션 배우’란 타이틀을 잃지 않은 비결이 있다는데….
최근 그는 한 인터뷰에서 68세의 나이임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체육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몸을 단련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 “아침에는 심폐지구력을 기르는 데 1시간 정도 투자하고, 저녁에는 45분에서 1 시간 정도 역기나 아령을 든다.”
그는 최근 촬영한 영화 ‘사보타지’에서 자신에게 할당된 액션 신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보타지’는 마약 단속반 특수요원들이 마약 밀매꾼과 맞대응하는 내용을 담은 강도 높은 범죄 액션물이다.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말한다. “나는 여전히 작품에 발탁되길 원하고, 그러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다. 방법은 단지 그것 뿐이니까. 당신은 이 정도로 노력하지 않나? 그렇다면 그건 당신의 엄청난 과실이다.”
은퇴 후 화장실을 만든 남자
은퇴 후 당신은 어떤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낼 생각인가?
최근 카시벨(Kathirvel)이란 이름의 65세 인도 남성은 자신의 마을에 200개 이상 화장실을 지어 화제가 됐다. 은퇴 후 황금 같은 시간을 다른 평범한 이들과 다르게 보내고 싶었던 그는 벽돌에 대한 자신의 전문지식을 활용, 화장실 짓기에 나섰다. 200여 개의 화장실은 모두 지난 한 해 동안 지은 것이다.
전 세계 낙후된 나라들은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권이 여의치 않다. 그리고 그것은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도도 마찬가지. 그곳에서 나타나는 전염병의 21%가량은 비위생적인 물 때문이라고 한다. 카시벨의 목표는 다름 아닌 위생적인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이 비율을 낮추는 것.
이번 카시벨의 작업은 ‘Water.org’라는 웹사이트에서 진행하는‘Water Credit’ 프로그램의 일환. 이 프로그램은 각국 금융기관에서 기탁한 기금으로 깨끗한 물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카시벨의 작업을 비롯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Water.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착하게 살자
어릴 적 읽은 동화책에 등장하는 내용처럼 타인에게 마음을 베푸는 착한 사람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산다고 믿나? 정말 그럴 수도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50세 이상 시니어 1006명을 대상으로 동정심(혹은 자비심)과 수명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나이, 건강 상태, 수입 등 여타 조건을 떠나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동정심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 많은 여성, 특히 사업 실패 등 개인적인 손실이나 아픔을 경험한 이는 타인에게 더 자비로울 수 있다는 것. 남성은 여성에 비해 동정심의 정도가 적지만, 남성 역시 사적인 아픔을 겪은 사람일수록 타인에게 정을 베푸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말 그대로인 셈.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이타적 동정심과 수명의 관계다. 연구팀은 “사회적 관계는 건강에 매우 중요하고, 다른 사람에게 친절한 사람들이 더 큰 사회적 지원을 얻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며 “타인을 측은하게 여기는 착한 마음이 사회적 관계를 튼튼히 만듦으로써 더 나은 삶과 더 건강한 심신을 가능케 한다.
이는 넓게 보아 수명 연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타인에게 인색한 이들은 외로운 노년을 보낼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노년의 고립된 삶이 수명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다.
90년 된 웨딩 케이크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웨딩 케이크가 오랫동안 유지되길 원한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나 오랜 시간을 버틸 줄이야 상상이나 했을까. 지난 3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애슈빌에서 1924년에 만든 웨딩 케이크 조각이 발견됐다. 케이크의 주인은 90년 전 결혼한 빌트모어 호텔 상속녀와 영국 귀족 부부. 이 케이크는 현재 빌트모어 재단 차원에서 유물로 관리하고 있다고.
이 사연 많은 케이크 조각은 고작 ‘껌(Juicy Fruit Gum)’ 포장을 2개 정도 합친 듯한 크기에 불과하다. 발견 당시 여러 장의 종이와 한 장의 은박지로 싸여 있었다. 포장을 벗기자 마치 오래된 ‘치즈’ 조각 같은 케이크 덩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케이크를 발견한 이는 애슈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캔들러의 96세 주민. 그는 우연히 돌아가신 이모의 트렁크에서 작은 선물 상자를 발견했고, 그 안에 담긴 케이크를 보게 됐다고 한다. 상자에는 ‘빌트모어 저택’이라는 선명한 문구와 함께 주인공 부부의 이름을 짐작할 수 있는 알파벳 모노그램이 남아 있었다고. 그들의 결혼 날짜인 ‘1924년 4월 29일’도. 참고로, 그의 이모는 1924~1935년 빌트모어 저택에서 요리사로 일했다고 한다. 상황은 대략 짐작이 가능하다.
경기는 계속된다
서른 살 부럽지 않은 쉰 살.
올해 쉰이 된 미국의 권투 선수 버나드 홉킨스. 그가 최근 또 한 번 사고(!)를 쳤다. 자신보다 열아홉 살이나 어린 카자흐스탄 출신 베이부트 슈메노프와 겨뤄 판정승을 거두며 IBF(국제복싱연맹), WBA(세계복싱협회) 통합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 것.
라운드 초반부에 홉킨스는 비교적 쉬엄쉬엄 경기에 임하는 듯 보였지만, 3라운드에 이르러 강력한 잽을 날리는 등 승리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그리고 11라운드에서 홉킨스의 강력한 펀치에 슈메노프는 결국 다운당했다.
이번 경기를 통틀어 슈메노프가 자신이 날린 펀치의 단 20%만 성공시킨 데 비해 홉킨스는 383개 펀치 중 49%를 성공시켰다. 그럼에도 그는 “내가 서른 살 때는 (슈메노프처럼) 하지 못했다. 그는 내가 링 위에서 버티고 있다는 것 자체를 놀라게 만든 선수”라며 슈메노프의 실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경기를 통해 최고령 메이저 챔피언이라는 자신의 기록을 다시금 갱신한 홉킨스는 말했다. “아직은 끝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