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진달래에 빠져들다

나는 자주 어떤 피사체에 빠져든다. 사진을 촬영할 때에 그렇다. 같은 피사체나 풍경에 감성이 휩싸이면 나는 그곳을, 그 피사체를 향하여 위치와 시간을 달리하여 셔터 누르기를 즐긴다.

요즘은 산수유와 갓 피어나는 진달래가 그렇다. 남녘의 꽃소식은 무르익어가지만, 일산의 봄꽃은 아직 이르다. 하루가 달라지고 있다. 내가 사는 일산 신도시의 중앙공원인 정발산공원 자락에 참나무 사이사이에 띄엄띄엄 자리하고 있는 진달래 가지에도 봄소식이 열리기 시작하고 있다.

갓난아기 주먹 모습의 작은 꽃망울이 가느다란 가지 끝에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가까이 다가가 보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분홍빛이 선명하다. 지난해의 꽃받침도 선명하게 세월을 지키고 있다. 연둣빛 잎의 움도 보인다.

산비둘기 높다란 참나무 가지에 다소곳하게 앉아서 "뻐꾹~뻐꾹~" 봄을 부른다. 짝을 찾는다. 정녕 봄은 가까이서 무르익고 있다.

나는 그런 작은 모습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를 좋아한다. 진달래가 활짝 피어날 때까지 나는 정발산을 오르내리며 변해가는 여러 모습의 진달래를 또 다른 시각으로 카메라에 담아낼 것이다. 희망의 봄 노래도 담아 이웃과 함께 행복을 나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