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디자이너와 함께 정원을 꾸며보자

정원을 즐기는 방법

정원 가꾸는 것을 즐긴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저 철이 바뀌면 꽃을 사다 놓고, 물을 주고 죽으면 다른 식물로 바꿔 심고 하는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일반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 정원의 정석(?)이 디자이너에겐 분명 보이리라 본다. 방치되어 있던 작은 화단이 어쩜 그리도 자연스럽게 연출되는지를 보면 말이다. 나무하나, 꽃 한송이가 마땅히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인 것 같다. 5월엔 손바닥만한 정원이더라도 자연스러움을 담아보자. 전문가의 손길을 따라가보자.

우리나라의 정원 스타일은 어떤 것일까? 우선 정원이 어떤 이미지를 연상시키는지 물어보면 전통적인 한국의 정원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이 넓은 잔디밭과 소나무, 철쭉을 심은 화단의 형태나 텃밭을 말한다. 키우기도 쉽고 유지 및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계절 특성에 따라 이런 형태들이 굳어져 버렸다. 자신들의 정원을 새롭게 꾸며볼 기회를 갖더라도 늘 한결같은 디자인을 그린다. 특히 50대가 넘어 여유롭게 정원을 만들고 즐기는 연령층의 디자인은 바뀔 듯 하면서도 지금까지 보아왔던 고정관념의 틀을 깨기가 쉽지 않다.

식물을 너무 사랑해서 오랫동안 정원을 가져본 사람들은 많은 식물을 키워본 노하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정원디자이너가 만들어주는 정원보다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끼는 듯 하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식물을 모두 다 가져다 놓은 것이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봄이 되어 꽃들이 고개를 내밀 때 화훼시장을 돌아보면 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하나 둘 사다 보면 집에는 각양각색의 식물들로 넘쳐난다. 한가지씩 보았을 때 너무 예쁜 꽃들이 집안에 들여놓으면 짐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자칫 정글이 되어버리고 만다.

얼마 전 부천에서 ‘게릴라 가드닝(하단 키워드 참조)’이 벌어졌다. 버려져 있는 황폐한 땅에 꽃씨를 뿌리거나 식물을 심어 정원을 만들어 주는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낙후된 도심의 곳곳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총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식물로 도시를 밝게 만드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2004년 리처드 레이놀즈라는 한 청년에 의해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도시 속 작은 자연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번 게릴라 가드닝에는 한국공항공사와 부천시 그리고 ‘정원사친구들(그람디자인, 조경디자인이레, Lala)’이 연합하여 부천시 고강동 지역에 화단들을 탈바꿈 시켰다. 다른 게릴라 가드닝과는 달리 전문 정원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 주었다. 한번으로 끝나는 정원이 아닌 지속적인 정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대상지마다 식물 수종을 다르게 해주는 장소와 시간 변화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졌다.

전문가와 일반인들이 함께 꾸민 손바닥정원이 완성되었다. 쓰레기가 쌓여있던 곳이 보기 좋게 탈바꿈 하였다. 일반인들만 게릴라 가드닝을 구상해서 식재를 했다면 아마 자연스러운 모습보다는 일렬로 심어진 형태를 보게 되었을 것이다. 식물을 보기 좋게 심는 것도 방법이 있다.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파악하고 자연스러워 보이게 구도를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살아있는 생명체인 식물도 얼굴이 있다. 사람마다 얼굴 생김새가 다르고 어느 방향에서 보느냐에 따라 더 예쁜 쪽과 덜한 쪽이 있다.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쪽은 꽃이 더 많이 달려있거나 고개를 내밀고 있는 방향이 있다. 정원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이런 것들을 정해 주어야 한다. 식물이 나를 보고 웃어주는 듯이 심어주어야 한다. 또한 그룹을 지어 모아 심어주거나 높낮이를 다르게 하여 리듬감을 갖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한 디자인 요소이다. 맥문동 같이 바닥에 가득 심어주거나 일년생 화려한 식물을 심어줄 때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심는 것보다 지그재그 혹은 삼각형 구도로 심어준다. 멀리서 보았을 때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 좋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같은 공간에 정원을 꾸밀 때 어떻게 계획하느냐에 따라 그 정원의 모습이 달라진다. 보통 전문가를 고용하여 디자인을 한다는 것에 부담스러워 한다. 특히 식물 가격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하고, 쓸데없는 인건비가 들어간다며 아깝다고 생각한다. 물론 직접 만드는 것이 처음엔 더 쌀 수도 있다. 하지만 정원도 건축이나 인테리어와 같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처음에 구조를 잘 짜고 디자인을 잘해 놓으면 그 다음 비전문가 즉, 일반인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가구를 배치하고 소품을 가져다 놓는 것처럼 정원도 처음에 큰 틀을 잡고 식물을 선정해 주면 그 다음 자신들이 키우고 싶고 좋아하는 식물들을 더 심어주면 된다. 크기가 큰 나무나 관목과 같은 식물들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옮겨주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정원을 조성할 때 계획성 있게 심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고 자신들의 정원에 어울리는 식물이 어떤 것인지, 어떤 스타일의 디자인이 적당한지 알아보는 것이 자신만의 정원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아마 한번쯤은 식물을 키우다 실패하고 정원을 가꾸다가 포기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원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보여 주는 공간이 될 수 없다.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서 정원을 만드는 것이 실제로는 더 절약적일 수 있다. 올해는 봄이 성큼성큼 빨리도 다가왔다. 벌써 벚꽃도 활짝 피고 개나리, 진달래 할 것 없이 뽐내고 있다. 우리 집 정원은 어떤가? 새로운 계획과 함께 정원으로 나가보자.

[Gardenin POINT] 정원가꾸기의 정석

전문가에게 도움 받는 길이 더 경제적이다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고 자신들의 정원에 어울리는 식물이 어떤 것인지, 어떤 스타일의 디자인이 적당한지 알아보자. 자신만의 정원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정원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보여 주는 공간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고 사람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따라서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서 정원을 만드는 것이 실제로는 더 절약적일 수 있다.

식물도 얼굴이 있다

식물을 보기 좋게 심는 것도 방법이 있다.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파악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도록 구도를 잡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쪽은 꽃이 더 많이 달려있거나 고개를 내밀고 있는 방향이 있다. 정원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이런 것들을 정해주어야 한다. 식물이 나를 보고 웃어주는 듯이 심어주어야 한다. 모아 심어주거나 높낮이를 다르게 하면 리듬감도 볼 수 있다. 중요한 식물디자인의 요소이다.

 

[키워드] 게릴라 가드닝이란?

버려져 있는 황폐한 땅에 꽃씨를 뿌리거나 식물을 심어 정원을 만들어 주는 환경운동의 일환으로 낙후된 도심의 곳곳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총대신 꽃을 들고 싸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식물로 도시를 밝게 만드는 것이다.


자료제공·월간 가든인 031-712-7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