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中펀드 깰까, 더 기다릴까

지금이라도 환매할까, 원금을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볼까.

중국펀드가 국내에 도입된 지 올해로 만 10년을 맞는다. 그러나 중국 펀드 투자자들은 지금도 고민 중이다. 중국 펀드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던 2006~ 2007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손실을 보고 있는 지금도 쉽사리 발을 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수익률이 급락하며 설정액은 반 토막이 났지만, 여전히 10조원 가까운 자금이 중국 펀드에 묶여있다.

◇올해 중국 수익률 -6.5%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6.5%를 기록했다. 본토A주와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전부 마이너스였다. 연초에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탓으로 상하이종합지수가 작년 말보다 하락하자 수익률도 나빠졌다.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자(주식-파생재간접)종류A의 수익률이 -15.2%로 중국 펀드를 통틀어 가장 안 좋았다. 맥쿼리투신운용이 내놓은 맥쿼리스마트업플러스차이나불 1.5배(주식-파생)종류A와 맥쿼리차이나불 1.5배자(주식-파생)종류A의 수익률이 각각 -12.1%, -11.8%를 기록해 그다음으로 수익률이 나빴다.

중국 펀드 전체 설정액의 약 30%가 들어가 있는 봉쥬르차이나 펀드와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펀드의 수익률은 연초 이후 각각 -8.7%, -5.5%였다. 다음으로 설정액이 많은 피델리티차이나자(주식)종류A가 -6.8%, 슈로더차이나그로스자A(주식)종류A는 -4.4%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올 들어 중국 펀드에서는 5854억원이 빠져나갔다. 2008~2009년 연간 환매된 금액은 40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2010년부터는 매년 1조원 넘는 금액이 순유출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에는 2조4023억원이 환매됐는데 중국 펀드가 출시된 이후 가장 많았다. 연평균 수익률은 2011년 -23.2%로 뚝 떨어진 뒤 2012년 19.1%, 작년 6.71%로 양호한 수준이었지만 오히려 이것이 환매를 부추겼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얘기한다. 한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는 "중국 증시가 예전처럼 많이 오른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조금만 올라가면 원금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그동안 환매하려고 대기했던 물량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고개 드는 바닥론… "수익률 기대 낮추고 비중 줄여라"

중국 펀드 부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중국 펀드 수익률은 증시 흐름을 따라가고, 증시는 중국 경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는 중국 경기가 바닥을 쳤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중국 주식을 매수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이에 펀드 환매 시기를 고민하던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지표와 증시 흐름에 촉각을 기울이며 환매를 미루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펀드에 투자를 계속할 생각이라면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금 중국 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거나 과거 두 자릿수 수익률에 대한 기억 때문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중국 정부가 고(高)성장에서 균형 성장과 부의 재분배로 정책 방향을 바꾼 이상 중국 펀드에서 예전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 전체를 쫓는 상품보다는 유망한 일부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부 이사는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를 보면 아직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확신하기 어렵고, 그림자 금융 등 위험 요인도 남아있어 중국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소비재나 정보기술, 헬스케어 관련 기업 등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