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다름이 아니오라'는 이제 그만 !

요즘은 긴 글을 읽으면 분명 다 읽었는데도 ‘뭔소리 였더라’하는 일이 흔하다. 나만 그런 게 아닌 거 같다. '하나 더 드립니다'라고 쓴 제품과 '1+1'이라고 쓴 제품이 있다. 어느 쪽 제품이 고객에게 메시지를 더 빠르게 전하는 걸까?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본다고 한다. 긴 글을 읽어도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난독증 증세는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의 특징 중 하나이다.
 
최근 여행 칼럼 작가이자 카피라이터인 송세진 강사의 온라인커뮤니케이션 카피라이팅전략 강의를 들었다. 옛날 학교에서 배웠는지 기억도 안 나는 글쓰기 실력으로 매일 네이버에서 '에이미의 새롭게 살기'라는 블로그 글을 올리고 부끄럼 없이 기사도 쓰던 내게 '뎅~~~'하는 깨달음을 주는 시간이 되었다.

예전에 독자들은 한 시간 넘게도 책을 잡고 읽었던 사람들이다. 지면에 쓴 글로 소통을 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이나 PC의 온라인상 글쓰기가 대부분인데 왜 한 번도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메신저사용이나 카톡, 밴드, 페이스북 등 커뮤니티교류로 분명 통신사 통화량은 현저히 줄고 글을 통한 의사소통이 엄청나게 늘었다.

출퇴근시간 지하철 이용객들을 보더라도 대부분의 사람이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한다. 그래선지 나도 통화시간보다는 데이터 사용량을 더 걱정하며 통신요금고지서를 보게 되고 결국 데이터 프리요금을 선택하게 된다.

지금 세상에서는 누구나가 온라인상 글의 독자 겸 작가가 되는 세상이다. 온라인의 독자들은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바빠졌고, 넘치는 활자들로 난독증에 빠졌고, 그에 비례해 관심분야에만 철저히 반응하는 경향을 띤다. 한마디로 그들과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눈으로 휙 보고 참여하지 않는 독자를 눈팅족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예전과는 철저히 다른 매체를 통해(오프라인→온라인) 달라진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있는데 온라인에서 글쓰기는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 카피라이팅 강의로 트렌드 변화를 깨달음에서 출발하여 글쓰기 관련 책을 참고하여 효과적인 온라인 글쓰기 방법을 여섯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무언가를 알릴 때 '다름이 아니오라'를 잊자. 예전 글쓰기에서는 예절처럼 느껴졌던 인사나 서두 때문에 둘러 둘러 얘기한 후 '다름이 아니오라'하고 어렵게 용건에 들어갔다.
 
시니어분들중 본론만 바로 얘기하길 부담스러워하는 일이 가끔 있다. 온라인에서는 바빠 죽겠다는 독자들 시간을 뺏어서는 안 된다. 본론부터 쾅! 하고 얘기해야 전달이 효과적이다. 바쁜 독자들은 본론부터 얘기하지않으면 "뭔소리야~"하며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둘째, 마침표를 사랑하자. ‘주어+서술어’ 구조로 가능한 짧은 문장으로 글을 쓰자. 한껏 멋을 부리던 관형어구나 부사어구로 가득한 문장들은 가독성이 떨어지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되도록 짧게 자주 마침표를 찍어주자. 모바일광고사들은 스크롤을 내리지 않고 한눈 보기가 가능한 글자 수를 250자라 하여 모바일광고사의 카피는 250자 싸움이라고 한다. 되도록 짧은 문장 250자 이내로 뜻을 전한다면 모바일 메신저 의사소통은 효과적이지 않겠는가. 이외 블로그 글 등도 되도록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셋째, 어려운 한자 어휘나 지나치게 정중한 문어체적인 어휘는 진짜 독자를 어렵게 만든다. 내가 총무로 있는 모임의 회장님이 보내신 메시지 끝에 '답신 바라옵니다'하였더니 한 명의 답신도 없었다고 속상해하셨다. “너무 어려워서 답신조차 못 하는 경우가 생긴 거 아녜요.” 하고 웃으며 얘기나눴지만, 그냥 ‘답장 바랍니다’로 써야 쉽게 답장이 올 듯싶다.

넷째, 독자는 지금도 여러 메신저에서 소통 중이므로 내 표현에 집중토록 전달하려면 상대가 바로 내 앞에 있는 것처럼 서로 얘기하듯이 생생한 표현을 하자. 온라인 특성상 빠른 전파와 댓글, 공감, 좋아요 등의 리액션이 가능한 소통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글 끝 부분에 나만의 정서나 색채를 띨 수 있는 문장표현이나 이모티콘 등을 이용한다. 나의 캐릭터를 나타내 주는 제2의 나만의 사인이 된다. 동창 친구 중에 하나가 자신의 메시지 끝에는 항상 위 사진 속 카톡 이모티콘을 일관되게 쓰는데 그 이모티콘을 보면 그 친구가 생각난다. 알고 보니 사실은 자판 글쓰기가 느려 그런 것이라 해서 웃은 적이 있다. 예컨대 '오늘도 5초만 하늘 보기 잊지 마세요.'라는 등의 표현을 늘 글 끝 부분에 붙인다면 나를 효과 있게 전달하는 각인의 효과가 생길 것이다.
 
여섯째,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긴 글보다는 효과적인 사진 이미지 또는 짤막한 스마트폰 동영상을 활용해보자. 미국에서는 최근 15초 광고가 유행이라고 한다. 더 길어도 지루하다. 또 스마트폰 촬영기술은 어렵지 않으니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주제로 15초 내외 동영상은 메신저에서도 부담 없이 전송이 된다. 또한, 간단한 동영상편집 프로그램 알씨나 무비메이커 프로그램은 초보자도 나만의 영화 한 편을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

오늘도 쉼 없이 우리는 SNS 및 온라인에서 소통하고 있다. 블로그 글이든, 카페 글이든, 메신저 메시지이든 글 쓰고 읽는 홍수 속에 나의 온라인 글쓰기만큼은 표류하지 않게 효과적으로 소통할 줄 아는 센스장이가 되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