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이야기' 전10권 중 현대편 5권 발간

20세기의 지식은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지혜와 교훈을 안겨준다. 여기 20세기 100년사를 10권 분량으로 조망한 책이 있다.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노작(勞作)이고 대작(大作)이다.

‘20세기 이야기’는 100년을 10년 단위로 끊어서 모두 10권으로 기획했다. 국내·외 각 분야에서 일어난 과학, 문화, 예술, 스포츠, 학문, 사상, 정치, 경제, 사회, 전쟁, 독립운동 등 모든 것을 망라했다. 의미, 발단, 원인, 전개과정 등이 씨줄과 낱줄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빛과 그림자를 꼼꼼하게 조명한 ‘백년 다큐멘터리’이다. 현재는 1940~1980년대까지 5권만 출판되었지만 나머지 5권의 원고도 사실상 탈고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1～2년 안에 모두 출판할 예정이다. 10권의 원고 분량도 2만2000장이나 되고 권당 600페이지가 넘는다. 공전의 대히트를 친 ‘로마인이야기’(전15권)의 한국어판 원고가 2만1000장인 것을 감안하면 그 양이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건 균형잡힌 시각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사회가 건강하려면 보수와 진보라는 두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두 입장 모두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소중한 두 축이라고 믿고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국내만 들여다보면 국수주의·민족주의 함정에 빠질 수 있어 세계사적 관점에서 국내 전반을 조망했다고 썼다. 또한 청소년이 있는 가정이라면 눈여겨 볼만하다. 청소년기에 읽어두면 평생 도움이 되고 세상 살면서 알아 두어야 할 역사적 사실들이 모두 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세대·성별 구분 없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가족 교양서다. 

신문이나 방송 뉴스를 보다가 혹은 각종 책을 읽다가 궁금하다 싶으면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서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청소년은 미래를 내다보고, 부모는 지혜를 얻고, 할아버지·할머니는 추억을 곱씹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문체도 건조한 백과사전과 달리 기사 형식으로 되어 있어 술술 읽힌다.

김정형의 안내는 친절하고도 정확하다. 책만 읽고도 그가 방대한 자료 더미 속에서 사실 확인을 거듭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주요 사건을 엄선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그는 지식을 자랑하지 않지만 지식을 사랑한다. 역사를 보는 관점이 뚜렷하면서도 균형을 잃지 않는다. 이제 막 반환점을 지났는데도 그와 함께 떠날 다른 연대의 여행이 기다려진다.


자료제공·미래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