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사업 진출 '공격형 기업'이 株價도 올랐다

올 들어 신사업 진출이나 신규 투자 결정 등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기존 사업에 안주하며 몸을 움츠렸던 기업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업들은 대부분 주가가 상승했다.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경쟁력이 높고 사업 환경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장래 사업 공시 66.7% 증가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상장사들의 장래 사업·경영계획 공시를 보면 올 들어 공시 건수는 유가증권시장 11건, 코스닥시장 4건 등 1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9건(유가증권 5건·코스닥시장 4건)보다 66.7% 증가했다.

장래 사업·경영계획 공시 건수는 지난 2008년 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꾸준히 줄었다. 2008년 상반기 133건이던 장래 사업·경영계획 공시는 2011년 상반기 38건, 2012년 상반기 11건으로 줄었고 작년 상반기에는 9건에 불과했다.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기업이 신규 사업 진출 등의 '공격형' 경영보다 기존 사업에 주력하는 '수비형' 경영에 무게를 뒀다. 올 들어서는 기업들이 서서히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천삼 한국거래소 공시부 부장은 "장래 사업·경영계획 공시는 경제가 호황이던 2007년을 정점으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급감했고 올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 여건이 개선되면서 기업들이 점차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격 경영 서서히 시동

장래 사업·경영계획 공시를 낸 기업들은 주로 신규 사업 진출이나 프로젝트 참여, 인수합병(M&A) 추진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KT는 기가 인프라 구축 계획을 지난 20일 공시했다. 기가 인프라 구축을 통해 더 빠른 통신 환경 및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4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장래 사업·경영계획 공시를 통해 신경영전략을 지난 19일 발표했다. 신경영전략의 핵심은 철강 본업 집중 및 메가 성장 기반 구축, 경영 효율화를 위한 사업 구조조정, 재무구조 건전화 등이다. 포스코는 작년 기준 5조7000억원의 현금 창출 능력을 오는 2016년까지 8조5000억원으로 키우고 신용등급을 A등급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인 파루는 태양광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에 해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지난 4월 공시했다. 투자 금액은 16억원이다.

이 밖에 보령제약은 중국 글로리아사와 제휴해 고혈압 신약인 '카나브'의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고 지난 1월 밝혔다. NI스틸은 사업 확장을 위해 854억원을 투자, 신규 부지를 매입하고 사업 영업망, 유통망을 확충한다고 지난 1월 공시했다.

◇주가 상승 반사이익

장래 사업·경영계획 공시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공시를 낸 기업 12개 중 7개 기업의 주가가 올랐다.

NI스틸은 공시 전 1825원이던 주가가 사업 확장 계획을 발표한 이후 꾸준히 올라 이날 2875원을 기록하며 57.5% 상승했다. SK가스는 지난 3월 12일 액화석유가스(LPG)를 원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사업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APC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힌 이후 주가가 29.1% 올랐다. 보령제약도 3만원대에서 머물던 주가가 중국 시장 진출 계획을 알린 후 4만원대로 올라서며 25% 올랐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기업이 고인 물에 계속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여겨져 주가에도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