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훨훨 나는 資産株(자산주)·우선株·지주사株

올 들어 자산주와 우선주, 지주회사 종목들의 주가가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자산가치가 높아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배당도 많은 종목들로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와 경기 둔화 등으로 기업들의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고, 금리도 낮아 갈 길을 잃은 투자금이 당분간 안전하고 배당률이 높은 종목들로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자-우-지(자산주·우선주·지주회사주)의 강세

①자산주, 안정된 실적에 주가 방어력도 높아 인기

28일 조선비즈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기업 중 시가총액 대비 투자부동산 비중이 30%를 넘는 종목(금융사 제외)들의 지난해 말 대비 주가 등락률을 조사한 결과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33개 종목이 모두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대비 투자부동산 비중이 55%인 대상홀딩스는 올 들어 주가가 104.3% 뛰었다. 진양홀딩스는 88.3% 올랐고, 성신양회(67.7%)와 태평양물산(64.8%) 등 다른 자산주들도 5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업체인 이화산업은 자회사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자산가치가 부각되면서 23일부터 27일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가격 제한 폭까지 뛰기도 했다.

보통 이렇게 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의 주식을 '자산주'라고 하는데, 이 자산주들은 코스피지수가 약세를 보이거나 주식시장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 오르는 경우가 많다. 보유 자산의 가치가 높아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작고, 안정적인 실적도 뒷받침돼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기 때문이다.

②우선주, 의결권 없는 대신 배당 더 많아 가치 부각돼

우선주 역시 주목받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보통주가 올 들어 17.1% 하락했지만, 우선주는 반대로 240.1% 상승했다. 성신양회도 보통주가 67.7% 오르는 동안 우선주는 147.8% 올라 2배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고, 호텔신라도 보통주 상승률(37.9%)에 비해 우선주 상승률(115.7%)이 훨씬 높았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지만, 배당률이 일반적으로 보통주보다 대개 약 1%포인트 높다. 최근 국내 기준금리가 12개월 연속 2.5%로 동결되는 등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보통주에 비해 배당은 많고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경우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도 볼 수 있는 우선주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③지주회사주, 우량 자회사 실적도 반영돼 매력

지주회사 종목들도 대부분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대상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는 올 들어 주가가 104.3% 올라 대상의 주가 상승률(17.6%)을 크게 웃돌았다. 진양홀딩스도 주력 자회사인 진양산업이 22.2% 오르는 동안 88.3% 상승했다. 일진홀딩스와 DRB동일, 풀무원 등의 지주사 종목들도 올 들어 50% 이상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주회사들은 대주주의 지분 보유 비율이 높아 자회사들에 비해 더 높은 배당을 받는 경우가 많다. 또 우량 자회사들의 실적이 반영되는 점도 지주회사 주식의 장점으로 꼽힌다.

◇당분간 강세 전망하는 전문가 일단 우세

증권가에서는 자산주와 우선주, 지주회사 주식들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일단 우세하다. 올 들어서는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2007년부터 따져보면 장기간 주가가 제대로 오르지 못해 여전히 성장주나 보통주, 자회사 주식들에 비해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단기간에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본부장은 "실적이 개선되는 기업들이 늘거나 금리가 오르는 등 경제 상황이 바뀔 경우 자산주, 우선주, 지주회사주로 몰렸던 자금이 다시 이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