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농촌 근대화 이끈 '智德勞體' 다시 외쳐야
입력 : 2014.06.03 23:46
[4-H 탄생 100주년… 첫 세계대회 유치한 이홍기 한국본부 회장]
재작년 '아시아 4-H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농촌 청소년 육성 방법 알려
아프리카·중남미 개도국 큰 관심… 종주국 미국 제치고 한국서 첫 대회
FTA로 큰 위기에 처한 한국 농업… 기본부터 다시 탄탄히 다져야죠
"어릴 적 동네마다 4-H 구락부(클럽) 하나씩은 다 있었죠? 그 젊은이들 활약 덕에 우리 농촌이 근대화되고 나라 발전의 토대가 된 겁니다."
딱 100년 전, 미국에서 시작돼 세계로 퍼진 4-H의 첫 세계대회가 오는 10월 2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명칭은 '글로벌4-H네트워크 세계대회'로, 한국4-H본부와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 공동주최다. 본가(本家) 미국도 아닌 한국에서 사상 첫 대회가 열리는 배경은 무얼까.
"단초(端初)는 재작년 여름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4-H네트워크컨퍼런스'였어요. 당시까지 4-H가 없던 인도네시아·몽골·베트남 등에도 초청장을 보냈죠. 한국의 개발과 농촌 청소년 육성 노하우를 한번 보라는 취지였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 나라들도 돌아가 4-H를 신설하고 조언도 부탁해오더군요." 이홍기(56) 한국4-H본부회장은 "특별히 세계대회 유치를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지만 농촌 근대화의 표본은 단연 한국이라고 외쳐온 덕 아닌가 싶다"고 했다.
충북 영동 출신인 그는 중학생이던 1974년 고향 매곡리에서 4-H 회원으로 등록했다. 이후 리(里)연합회장, 군(郡)연합회장과 도(道)연합회장을 거쳐 1983년 한국4-H중앙연합회장을 맡았다. 여기까지는 주니어(9~34세) 단체다. 그동안 주로 곶감·호두·소나무 등을 길러왔다. 그러다 2012년 제22대 한국4-H본부회장에 선출됐다.
"4-H는 지(智)·덕(德)·노(勞)·체(體)라는 추상적 이념이 중심이죠. 이걸 나라별 상황에 맞게 적용하다 보니 세계를 묶을 공통점은 없었어요. 우리 4-H는 새마을운동으로 진전됐지만, 미국은 그런 게 없잖아요. 서로 다르니 세계의 4-H가 뭉칠 일도 없었죠. 그런데 재작년 아시아대회를 계기로 개도국들이 한국에 주목하면서 공통 관심사가 생긴 거예요."
그는 "한국을 눈여겨본 개발도상국이 아시아에만 있는 게 아니다"며 "자메이카, 탄자니아 같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나라도 흥미를 보이기에 우리가 첫 대회를 이끌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한국 4-H는 1947년 시작됐다. 초·중·고·대학생 중심으로 작물·화훼 재배, 생활환경보전, 선진영농기술 교육이 주 내용이었다. 67년간 450만명이 4-H를 거쳤다. "1970년 새마을운동 때도 4-H 출신이 주역이었습니다. 농업이 국가 근간이던 시절이니까요." 현재 회원은 8만명 정도다. 이 회장은 "아무래도 산업 중심이 공업과 서비스업으로 바뀌다 보니, 농업에 방점을 두는 4-H 활동은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라고 했다.
올가을 세계대회에는 75개국 대표 300여명과 한국 4-H 회원 1만여명이 참석한다. 주제는 '청소년, 세상을 바꾸는 힘'. "청소년은 나라의 근본이죠. 새마을운동의 원동력이 농촌 젊은이였듯, 한국을 배워 장차 그들 나라의 영농 리더로 활동할 이들도 청소년입니다." 이 회장은 "이번 세계대회가 소외된 우리 농업과 농촌을 다시 보고 일으키는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4-H본부는 요즘 '기본을 지키는 세상 만들기-그린하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일단은 각자의 양심과 본분 지키기가 기본이죠. 4-H 입장에선 '청소년'과 '농업'도 나라의 기본 중 기본입니다. FTA로 우리 농업은 큰 위기에 처했어요. 세월호 사태로 많은 청소년을 잃었고, 남은 이들도 심한 불안과 우울에 빠졌어요. 기본이 무너진 채 바로 설 순 없잖아요. 다른 나라 청소년을 가르치고 농촌을 진흥시키기에 앞서, 우리의 기본부터 탄탄하게 다시 다져야죠."
☞4-H
농업구조와 농촌생활 개선이 목적인 1914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세계적 청소년단체. 4-H는 두뇌(Head·智)·마음(Heart·德)·손(Hand·勞)·건강(Health ·體)을 뜻한다. 청소년들이 이 4-H 이념을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와 과학적 양식을 갖추고 친환경적 체험으로 농심(農心)을 키워 건전한 미래 세대로 자라면서 지역과 나라에 기여케 하자는 것이다.
딱 100년 전, 미국에서 시작돼 세계로 퍼진 4-H의 첫 세계대회가 오는 10월 2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명칭은 '글로벌4-H네트워크 세계대회'로, 한국4-H본부와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 공동주최다. 본가(本家) 미국도 아닌 한국에서 사상 첫 대회가 열리는 배경은 무얼까.
"단초(端初)는 재작년 여름 우리나라에서 열린 '아시아4-H네트워크컨퍼런스'였어요. 당시까지 4-H가 없던 인도네시아·몽골·베트남 등에도 초청장을 보냈죠. 한국의 개발과 농촌 청소년 육성 노하우를 한번 보라는 취지였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 나라들도 돌아가 4-H를 신설하고 조언도 부탁해오더군요." 이홍기(56) 한국4-H본부회장은 "특별히 세계대회 유치를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니지만 농촌 근대화의 표본은 단연 한국이라고 외쳐온 덕 아닌가 싶다"고 했다.
충북 영동 출신인 그는 중학생이던 1974년 고향 매곡리에서 4-H 회원으로 등록했다. 이후 리(里)연합회장, 군(郡)연합회장과 도(道)연합회장을 거쳐 1983년 한국4-H중앙연합회장을 맡았다. 여기까지는 주니어(9~34세) 단체다. 그동안 주로 곶감·호두·소나무 등을 길러왔다. 그러다 2012년 제22대 한국4-H본부회장에 선출됐다.
"4-H는 지(智)·덕(德)·노(勞)·체(體)라는 추상적 이념이 중심이죠. 이걸 나라별 상황에 맞게 적용하다 보니 세계를 묶을 공통점은 없었어요. 우리 4-H는 새마을운동으로 진전됐지만, 미국은 그런 게 없잖아요. 서로 다르니 세계의 4-H가 뭉칠 일도 없었죠. 그런데 재작년 아시아대회를 계기로 개도국들이 한국에 주목하면서 공통 관심사가 생긴 거예요."
그는 "한국을 눈여겨본 개발도상국이 아시아에만 있는 게 아니다"며 "자메이카, 탄자니아 같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나라도 흥미를 보이기에 우리가 첫 대회를 이끌게 된 것"이라고 했다.
한국 4-H는 1947년 시작됐다. 초·중·고·대학생 중심으로 작물·화훼 재배, 생활환경보전, 선진영농기술 교육이 주 내용이었다. 67년간 450만명이 4-H를 거쳤다. "1970년 새마을운동 때도 4-H 출신이 주역이었습니다. 농업이 국가 근간이던 시절이니까요." 현재 회원은 8만명 정도다. 이 회장은 "아무래도 산업 중심이 공업과 서비스업으로 바뀌다 보니, 농업에 방점을 두는 4-H 활동은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라고 했다.
올가을 세계대회에는 75개국 대표 300여명과 한국 4-H 회원 1만여명이 참석한다. 주제는 '청소년, 세상을 바꾸는 힘'. "청소년은 나라의 근본이죠. 새마을운동의 원동력이 농촌 젊은이였듯, 한국을 배워 장차 그들 나라의 영농 리더로 활동할 이들도 청소년입니다." 이 회장은 "이번 세계대회가 소외된 우리 농업과 농촌을 다시 보고 일으키는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4-H본부는 요즘 '기본을 지키는 세상 만들기-그린하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일단은 각자의 양심과 본분 지키기가 기본이죠. 4-H 입장에선 '청소년'과 '농업'도 나라의 기본 중 기본입니다. FTA로 우리 농업은 큰 위기에 처했어요. 세월호 사태로 많은 청소년을 잃었고, 남은 이들도 심한 불안과 우울에 빠졌어요. 기본이 무너진 채 바로 설 순 없잖아요. 다른 나라 청소년을 가르치고 농촌을 진흥시키기에 앞서, 우리의 기본부터 탄탄하게 다시 다져야죠."
☞4-H
농업구조와 농촌생활 개선이 목적인 1914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세계적 청소년단체. 4-H는 두뇌(Head·智)·마음(Heart·德)·손(Hand·勞)·건강(Health ·體)을 뜻한다. 청소년들이 이 4-H 이념을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와 과학적 양식을 갖추고 친환경적 체험으로 농심(農心)을 키워 건전한 미래 세대로 자라면서 지역과 나라에 기여케 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