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많다고 아무 우선株나 샀다가는 큰일나요

배당이 많은 우선주의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 중이다. 그러나 일부 우선주는 이달 들어 상장 폐지 가능성이 부각되며 하락세여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우선주란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다소 많은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을 말한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2% 중반에 머물면서 우선주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인데, 지난해 도입된 거래 부진 우선주의 퇴출 방안 때문에 상장 주식 수나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우선주는 상장 폐지 위기를 맞고 있다.

◇상장 주식 수 부족… 상장 폐지 위기에 몰린 우선주

지난 5월 3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본부가 8개 우선주에 대해 상장 폐지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한 뒤 이 종목들의 주가는 이틀간 20% 넘게 떨어졌다.

동양철관우·SH에너지화학우·한솔아트원제지우·사조대림우 등은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대구백화우도 6월 2일과 3일에 각각 14%, 15%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실시된 우선주 상장 폐지 제도에 따르면 반기 말을 기준으로 상장된 우선주가 5만주를 넘지 않거나, 거래 주식 수가 월평균 1만주에 못 미치면 상장 폐지된다. 또 상장 폐지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째인 올 상반기까지는 이 기준이 절반 수준으로 완화돼 상장 주식 수 2만5000주, 거래량 5000주 이상이면 상장 폐지를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선주 가운데는 5000주도 채 상장되지 않은 종목이 있어 상장 폐지 가능성이 있다는 공시가 나온 것이다.

상장 폐지 우려가 예고된 우선주들은 지난해 12월에도 상장 주식 수가 부족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만약 오는 30일까지 우선주를 새로 발행해 2만5000주를 넘기지 못하면 7월부터 상장 폐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현실적으로 신주를 발행할 만한 시간이 부족해 상당수 기업의 우선주는 퇴출될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모비스는 상장 폐지된 우선주를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매입해줬지만, 이번에 우선주가 상장 폐지 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들은 이런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주 상장 폐지 제도 시행 1년… 모르는 투자자도 많아

전문가들은 우선주 상장 폐지 제도에 대해 모르는 투자자가 많아 우려된다고 말한다.

지난해 6월까지는 기업이 상장 폐지되지 않는 이상 우선주를 상장 폐지하는 제도가 없었다. 투자자들은 주가 등락이나 배당률에만 신경을 쓰면 됐던 것.

LS네트웍스우의 주가 흐름만 봐도 투자자들이 상장 폐지 제도를 모른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LS네트웍스우는 상장 폐지 우려가 예고되기 전까지는 101.2%나 올랐던 것이다.

한국거래소 상장제도팀의 한 관계자는 "우선주 중에는 상장 주식 수가 적은 종목이 많은데 이런 종목은 돈이 조금만 몰리거나 빠져도 주가가 심하게 요동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환기하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우량 우선주도 가격만 보고 투자하면 위험

전문가들은 우량 기업의 우선주라고 해도 보통주와의 가격 차이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선주 가격이 보통주의 70%는 돼야 한다는 얘기가 많은데, 가격만 보고 저평가라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우선주의 발행 주식 총수나 배당의 지속 가능성 등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우선주가 많이 올랐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우는 올 들어서만 13.5% 올랐다. 삼성전자가 7.1% 올랐고, 코스피지수가 0.1%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주가는 4% 떨어졌지만 현대차우는 18.4% 상승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일부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데도 보통주보다 비싼 경우가 있는데 이런 우선주 가운데 일부는 거래량이 적어 주가가 급등락하거나, 심하면 상장 폐지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