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에세이] 기본 바로 세우기… 조그마한 것에서 출발

6월 어느날 아침. 여느 때 처럼 회사를 출근하기 위해 6시40분에 출발하는 통근버스에 몸을 실었다. 통근버스가 사거리에 접어들자 빨간 신호등에 의해 잠시 멈추었다. 무심코 차장 밖 횡단보도를 보았다. 횡단보도에는 몇몇 사람이 길을 건너기 전 잠시 대기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20대 초반의 청바지에 하얀 티셔츠를 입고 있는 젊은 아가씨에게 눈길이 갔다. 아름다움 모습에 눈길이 가는 것은 나이에 상관이 없는것이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잠시후 정말 실망스러운 광경을 보고 말았다. 그 아가씨는 주위에 여러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럼없이 담배를 꺼내면서 불을 붙이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담배가 이제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녀구별없이 피우는것에는 크게 이견이 없다. 그러나 그 다음 행동이 문제였다.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자 피우고 있던 담배를 불도 끄지 않은채 손가락으로 탁 튕겨면서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단정하고 얌전하게 보이는 여대생쯤 보이는 여자의 뜻하지 않은 행동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차창밖으로 젊은 아가씨를 째려 보았지만 아랑곳하지말고 길거리에 패댕겨친 담배를 멀리하고 유유히 걸어가고 있었다. 너무나 당당한 모습에  오히려 그러한 행동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의 생각이 틀렸나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아닌것은 분명히 아닌것이다. 반백년을 살아오면서  받아온 교육과 삷의 경험을 통해 배운 상식으로 봤을때 이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비단 길거리에서만 벌어지는 상황은 아니었다. 직장 생활 20년만에 처음으로 장만한 새 아파트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들은 다들 본인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어렵게 장만한 아파트이고 또한 내 집이기에 아파트내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고 관리 하겠구나 생각을 했다. 그러나 입주후 3개월만에  그러한 생각이 여지없이 깨지고 말았다. 각 동 아파트 배수구에는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들이 수북히 쌓여가고 있었다. 물론 아파트 입주민보다 이곳을 출입하는 외부사람들이 버린 담배꽁초가 대부분이라 생각은 든다.
 
큰 불행은 사소한것들 즉 기본을 지키지 않는것에서 대부분 시작한다. 세월호 사건은 기본을 지키지 않았을때 얼마나 큰 불행을 가져 오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라고 판단된다. 이쯤에서 정말 기본을 바로 지키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 일부 개인이 나서서 하는것도 좋겠지만 사회적으로 큰 여론을 조성할수 있는 언론단체에서 주도적으로 하면 더 효과가 있을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기본 세우기는 '사소한 것에서 출발'이라는 켐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글 서두에서 잠시 언급된 내용처럼 지금 이 시간에도 길거리에 버려지고 있는 담배꽁초를 매일 한 사람씩 10개비를 줍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즉 1인 10개비 담배꽁초 줍기 운동 처럼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함부로 버리지 맙시다"라고 얘기해봐야 버리는 사람에겐 귀에 들어오지 않을것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옛말이 있듯이 다 큰 성인들에게 생활습관을 바꾸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버리는 사람의 생각을 바꾸기 보다 차라리 의식 있는 사람들이 하루 단 10개비라도 좋으니 담배꽁초를 줍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면 그동안 함부로 아무생각없이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도 분위기에 편성해서 함부로 버리지는 않을것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가족과 함께 아파트내 버려져 있는 담배꽁초를 줍고 있는데 처음에는 왜 이렇게 하느랴고 묻는 애들도 이젠 적극 동참해서 열심히 줍고 있다. 비록 사소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사소한 행동이 한 사람, 두 사람이 실천하고 이 동네, 저 동네로 번지고 그리고 이 도시, 저 도시로 확산된다면  정말 대한민국 전체가 최소한 길거리에 담배꽁초 없는 깨끗한 나라는 될것이다.

이렇게 담배꽁초 줍기를 통해 기본이 실천된다면 추가적으로 또 다른 기본 세우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이 무너져 가고 있는 대한민국이 언젠가는 기본이 제대로 잡혀가면서 제2의 세월호 같은 사태는 막을수 있으리리 생각한다. 더 나아가 정말 대한민국이 보다 살기 좋고 기본이 튼튼한 나라가 되리라 장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