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만드는 책이지만 훗날 한국 교회의 빛이 될 것"

교회 주일학교 교사들의 어린이 신앙 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해 창간된 '교사의 벗'이 6월호로 50주년을 맞았다. 주일이면 어린이 신자들을 맞이하는 주일학교 선생님들 손에 들려 있던 그 책이다. 이 잡지의 발행인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 늘빛교회 당회장 강정훈(60) 목사. 1985년 잡지를 인수해 올해로 30년째 발행하고 있는 그는 "지금껏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 없고 빚을 내서 책을 만들고 있지만 미래 세대 크리스천을 키운다는 자부심으로 보상받는다"고 말했다.

'교사의 벗'의 시초는 1962년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산하 전국주일학교연합회가 만든 8쪽짜리 팸플릿 '주일학교 교지'다. 그러나 재정 문제로 파행을 겪자 총회신학교 교수들이 중심이 된 한국기독교교육연구회가 인수해 1964년 6월 당시 문화공보부에 월간지로 등록했다. 이후에도 몇 차례 발행인이 바뀌는 진통이 계속되다가 1985년 강 목사가 인수하고 '교사의 벗'으로 제호를 바꾸면서 200쪽 내외의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됐다. 강 목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인수 이후 단 한 번도 결호를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주도 서귀포의 시골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고교생 강정훈은 교회 학생회지를 만들면서 두 개의 꿈을 함께 키웠다. "하나는 문서를 통해 선교하는 것입니다. 교계 신문이나 잡지사에 들어가 봉사하고 싶었습니다." 1984년 개척 교회를 세운 그는 '교사의 벗'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잡지를 인수해 내 어릴 적 꿈을 이루라는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꿈은 동화 작가. 강 목사는 1980년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맷돌'이란 작품으로 당선해 정식 아동문학가가 됐다. 이후 장·단편 포함 200편 넘는 작품을 썼고, 책으로도 묶었다.

문서 사목은 이웃에 대한 봉사로도 확장됐다. 강 목사는 10년 전부터 교회 부설 도서관을 운영했고, 3년 전부터 북카페로 개조해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강 목사는 "동네 주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구를 교회 반대편인 도로 쪽으로 냈다"고 말했다.

"1997년 말 IMF가 닥치면서 그렇잖아도 힘들던 잡지 경영이 큰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그러자 여러 교회가 '교사의 벗' 후원회를 결성해 도움을 주었습니다. 지금도 매달 150만원 내외의 잡지 발행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지요." 한때 월 5000부씩 나가던 잡지는 인터넷 영향 탓인지 2000부 수준까지 급감했다.

곡예 하듯 내는 잡지지만 그는 중단없이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국 교회의 미래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한국 교회는 그간 엄청난 외형 성장을 이뤘습니다. 이제는 내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예배당을 크게 많이 짓던 열정을 미래 세대 기독교인 육성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교사의 벗'은 제가 한국 교회의 미래에 보내는 선교사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