財테크 후반전 결승골 기대되는알짜株式 베스트6

"미국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축소와 환율 하락, 그리고 삼성밖에 기억이 안 나네…."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나들기를 반복하던 올해 상반기 증시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가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발표로 혼란스럽게 시작한 2014년은 주르륵 미끄러진 환율(원화 값 상승)과 외국인들의 삼성 관련주 매수, 기관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등 여러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화끈하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미적미적 움직이다 말았다.

'박스권 장세'에 지친 주식 투자자들의 마음을 달래줄 알짜배기 주식은 없을까. 머니섹션 M플러스가 7월을 보름 앞둔 시점에서 증권사의 '정보 집결지' 격인 리서치센터장 10명에게 하반기 유망 주식과 펀드를 물었다. 이들은 주식과 펀드를 다섯개씩 추천했다.

◇삼성전자·삼성물산… 하반기에도 '삼성' 주목

리서치센터장들이 하반기에 가장 유망하다고 본 주식은 증시의 '독보적 강자' 삼성전자였다. 10명 중 6명이 뽑았다. 최근 삼성SDS '연내 상장' 발표와 삼성에버랜드 상장 추진같이 삼성그룹의 지배 구조 변화를 예고하는 굵직한 뉴스들이 잇달아 터졌는데 삼성전자가 이 지배 구조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었다. 나라 밖 여건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돌아가리라고 보는 전망이 많았다. 동부증권 용대인 센터장은 "ECB(유럽중앙은행)의 유로존 경기부양 정책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에 선진국 경기 회복이 예상되며 이 경우 삼성전자가 가장 수혜를 많이 보는 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위에 오른 기업은 또 다른 '삼성 패밀리'인 삼성물산(5표)이었다. 건설 부문, 특히 해외 건설 부문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이 삼성물산을 추천한 센터장들의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센터장은 "호주 광산 개발 프로젝트, 싱가포르 LNG 터미널 공사 등을 진행 중인 삼성물산은 해외 부문에서 거둬들인 이익에 힘입어 올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아울러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인·라인톡·밴드게임… 네이버 사업 다각화 '좋아요'

공동 3위에 오른 기업은 4표씩 받은 NAV ER(네이버)와 포스코였다. 네이버는 최근 카카오톡과 다음의 합병 발표로 주가가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새로운 수익 모델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어 이미 76만원이 넘는(6월 10일 기준) 주가가 하반기에 더 오르리라고 전문가들은 보았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센터장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가입자가 국내외에서 빠르게 늘고 있어 올해 라인 매출이 전년 대비 50% 가까이 증가한 6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폐쇄형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인 '밴드'용 모바일게임, 앱을 사용한 음성 통화 서비스 '라인콜' 등 수익 모델이 다각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근 구조 조정을 선언한 포스코는 핵심 역량에 집중함으로써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많은 표를 받았다.

3표씩을 받아 공동 5위에 오른 기업은 모두 2개였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에 특화돼 있어 가계대출 비중(10%)이 다른 은행에 비해 낮고 올해 초 공공기관에 재지정돼 안정적 경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한국가스공사를 추천한 센터장들은 상반기에 증설한 이라크 주바이르 석유 광구(鑛區) 등 그동안 투자했던 광구에서 본격적으로 가스·석유가 생산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리라고 보았다.

◇배당·가치주… '착실한 펀드'의 시대

하반기 추천 펀드의 경우 '몰표'는 없었다. 그러나 2표씩을 받은 펀드 사이에 공통점은 있었다. 구조가 복잡하거나 투자처가 난해한 펀드보다는 꾸준하고 성실하게 돈을 벌어주기로 이름이 난 펀드가 전문가들의 지지를 받았다.

센터장 10명 중 2명이 공통으로 추천한 펀드는 모두 4개였는데 이 중 2개가 배당을 많이 주는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였다. 이 중 하나는 고배당 펀드의 '원조'로 꼽히는 '신영 고배당 증권투자신탁'이다. 지난 1년 수익률이 12.2%, 3년 수익률은 41.8%일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미래에셋 배당 프리미엄(주식혼합-파생형)' 펀드도 추천 펀드로 꼽혔다. 신영 고배당 펀드가 95%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반면 미래에셋 배당 프리미엄 펀드는 절반 정도만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채권·예금·파생상품 등으로 운용해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변동성을 줄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1년 동안 15.8%가 상승했다.

'완벽주의 펀드매니저'로 이름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이 운용하는 '한국밸류 10년 투자' 펀드도 유망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이 펀드는 2006년 만들어졌으며 지난 1년 수익률 12.4%, 3년 수익률 50.9%를 자랑하는 가치주 펀드의 '대표 선수'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 중 손실을 본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 정도로 수익률이 탄탄하다.

배당주·가치주 펀드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추천 펀드에 이름을 올린 펀드는 삼성그룹에 속한 회사의 주식을 담은 '한국투자 삼성 그룹주 펀드'(지난 1년 수익률 -2%)였다. 동양증권 박기현 센터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회복, 삼성그룹 지배 구조 개편 등이 하반기에 이 펀드의 수익률을 높일 만한 요소"라고 말했다.

◇설문 참여한 리서치센터장(가나다순)

대신증권 조윤남 센터장,동부증권 용대인 센터장, 동양증권 박기현 센터장, 삼성증권 신동석 센터장(펀드 추천은 문승현 상품전략부장),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센터장,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센터장,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센터장(펀드 추천은 백혜진 투자컨설팅팀장), IBK투자증권 이승우 센터장, KDB대우증권 홍성국 센터장, LIG투자증권 지기호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