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낮 서울 강남구 개포감리교회에서 '싱글벙글 봉사단〈사진〉'이 주최한 47번째 '경로당 대항 노래자랑'이 열렸다. 여섯 번째 참가자인 남상인(75) 할머니가 '섬마을 선생님'을 구성지게 불렀다. 인근 경로당에서 초청받은 할아버지·할머니 관객 500여명은 박수 치며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싱글벙글 봉사단은 현직 경찰관·소방관과 전직 경찰서장, 아마추어 가수와 전직 은행 임원 등 50~60대 20여명으로 꾸려진 공연 봉사단이다. 색소폰·아코디언·전자오르간 등 반주도 단원들이 한다.
2011년 봉사단을 만들자고 제안한 사람은 수서경찰서 대치지구대 이상진(57) 경위다. 모토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봉사하자'로 정했다. 이들은 그동안 서울의 30여 군데 경로당·복지관·요양원을 다니며 한 달에 한 번 이상 노래자랑대회를 열고 공연도 해왔다.
이날 행사 비용 3000만원도 단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마련했다. 최우수상 30만원, 우수상 20만원, 장려상과 인기상 10만원씩 주는 상금도 마찬가지. 사회를 맡은 강성규(57) 국민건강보험 하남지사장이 최우수상을 받은 장수경로당에 상금을 전하며 "상금이 원래는 300만원인데 뛰어오다가 '0'하나를 떨어뜨렸다"고 하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봉사단은 이날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8곡을 선정해 연주하고, 이달 생일을 맞은 30여명을 위해 파티도 열었다. 봉사단은 이날 참석한 노인 모두에게 관절통 약도 선물했다. 전자오르간 반주를 맡은 김석암(66) 전 가평경찰서장은 "군악대에서 배운 솜씨"라며 "단원들 모두가 죽기 전까지 봉사하자고 서약서까지 썼다"면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