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생기는 廣州(경기도 광주), 분양 봇물… '제2 분당' 기대감

22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역동. 다음 달 분양을 앞둔 'e편한세상 광주역' 아파트 홍보용 전망대에 들어가자 유리창 너머로 전철역 공사가 한창이었다. 내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성남~여주 복선(複線) 전철 광주역사(驛舍)다. 이미 건물 뼈대 등 기초공사는 상당 부분 진행됐다. 전망대 내부도 분주했다. 여성 상담사가 중년 여성과 신혼부부 등 20여명에게 전철 노선과 아파트가 들어설 위치를 설명했다. 양병천 대림산업 분양소장은 "광주에 전철이 생기면서 주민들의 개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경기도 광주는 한때 '제2의 분당'으로 각광받았다. 서쪽으로 분당과 붙어 있고 자연환경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판교신도시 개발과 금융 위기가 겹치면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랬던 광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킬레스건이던 교통 여건이 크게 좋아지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 처음으로 전철이 뚫린다. 이에 따라 길었던 집값 하락세가 멈추고 미분양도 사라졌다. 건설업계는 10년 만에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에 나선다.

◇10년 미뤘던 대규모 분양 시작

광주에서는 올해에만 5개 건설사가 4500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그동안 매년 1~2개 단지가 분양되기는 했지만 대형 건설사가 본격적인 분양에 나서기는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들은 이 지역에 지난 8년간 한 가구도 공급되지 않았던 85㎡ 이하 면적으로만 구성됐다. 다음 달 청약을 받는 2122가구 규모 'e편한세상 광주역'이 대표적. 대림산업이 10년 넘게 미뤘던 사업으로 모든 가구를 중소형(59~84㎡)으로 짓는다.

하반기에는 중견 건설사들이 역시 중소형 아파트를 잇달아 공급한다. 효성이 광주시 태전동에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태전'(520가구·71~84㎡)을 분양할 예정이고, 진흥기업도 태전동에서 '태전진흥더루벤스'(459가구·84㎡)를 공급한다. 영화건설은 경인동 일대에서 아파트(450가구)와 오피스텔(100실)로 이뤄진 주상복합 '영화블렌하임'의 청약을 받는다.

◇교통 개선으로 환골탈태

건설사들이 미뤄왔던 아파트를 잇달아 내놓는 것은 교통 개선으로 분양 여건이 크게 나아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엔 성남~여주 복선전철 개통으로 광주에 삼동·광주·쌍동·곤지암역 등 전철역 4개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판교신도시(판교역)까지 10분대, 서울 강남역까지 20분대면 도착할 수 있다. 자동차 통행도 개선된다. 현재 일부 구간만 개통된 성남~이천(장호원읍) 간 자동차전용도로가 2017년 완성되면 광주에서 성남까지 10여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판교테크노벨리 중심으로 350개 업체, 5만명이 근무하는 판교신도시의 직장인 중 상당수가 집값이 저렴한 광주로 이사할 가능성이 있다. 광주시 '신현대부동산' 관계자는 "판교신도시 전세금이면 광주에서 같은 넓이 아파트를 사고도 최대 1억원이 남는다"고 말했다.

◇'제2의 분당' 이름값 회복하나

광주는 서울 강남과 가깝고 자연환경이 좋아 강남 수요를 겨냥한 대형 아파트가 많이 지어졌다. 하지만 2005년 이후 난개발이 문제되면서 아파트 건설이 엄격히 제한됐다.

최근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집값 하락세가 멈췄고 미분양 아파트도 이제는 남은 게 없다. 반면 전세금은 지난 3년간 27%나 올랐다. 아직은 교통 외에도 쇼핑·문화 시설 등이 부족하지만 전문가들은 광주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변 지역의 주택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