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모터쇼는 깐깐해진 한국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국산·수입차들의 구애의 향연이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수입차들의 적극적인 신차 공세와 안방시장을 지키려는 국산차의 맞불이 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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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부산국제모터쇼는 ‘자동차의 바다, 세계를 품다’를 주제로 5월 29일부터 6월 8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진행됐다. 이번 부산국제모터쇼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국내외 22개 브랜드가 211대 차량을 전시했고, 전시장 규모도 2년 전과 달리 벡스코 본관에서 신관까지 넓혔다. 방문객도 역대 최대 규모인 115만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깐깐해진 韓 소비자 잡아라! 국산·수입 신차 공세
가장 눈길을 끈 차량은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준대형 승용차 ‘AG’였다.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승용차가 세계 최초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G는 대형세단 제네시스와 준대형 세단 그랜저 사이의 수요층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해 8346대가 팔리며 수입차 열풍을 이끈 BMW 520d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 차량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차종이다. 3.0~3.3리터 엔진을 장착했고 그랜저의 그릴과 제네시스의 모습을 함께 담았다. 올해 9월 이후 4천만원대 중반에 판매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 밖에 국내차 업체 최초로 준대형 승용 디젤 모델인 ‘그랜저 디젤’도 내놨다. R2.2 E-VGT 디젤 엔진이 장착됐고 연비가 리터당 14km다. 총 202마력의 힘을 낼 수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The New C-Class
수입차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BMW는 3종의 국내 최초 공개 차량을 비롯해 총 13종의 차량을 선보였다. 중형차 최초의 4도어 쿠페 차량인 ‘뉴 420d xDrive 그란 쿠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2리터의 트윈터보 파워엔진을 탑재해 최고 184마력을 내는 고성능 차량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km까지 7.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가 적용된 점도 강점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더욱 신선하고 활동적인 모습을 강조한 ‘C클래스’ 5세대 모델을 7년 만에 선보였다. 2.0L 가솔린 엔진을 단 C200은 차체가 기존보다 6.5cm 길어졌고 연비는 12% 가량 높아진 리터당 12.1~17.4km를 기록한다.
아우디는 국내 최초로 대형 고급 세단 A8의 최상위 모델 ‘A8 L W12’를 선보였다. 차체 길이를 늘린 롱휠베이스(LWB) 모델로, 최고 출력 500마력의 12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일본차 중에서는 렉서스가 친환경차와 고성능차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쿠페 형태의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LF-CC를 비롯해 고성능 차량 RC F(450마력 5.0L 8기통)도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하반기 출시할 7세대 골프 ‘GTI’와 ‘GTD’를 전시했다.
럭셔리는 기본, 실속까지 챙기는 차량이 대세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의 특징은 럭셔리 브랜드의 자동차 회사들이 소형·대중화 차량을 선보인 점이다.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이탈리아의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가 대표적이다. 마세리티 최초로 9천만 원대의 ‘기블리 디젤’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고급 브랜드 렉서스 역시 10월 출시 예정인 렉서스 최초의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NX 등을 선보였다. 미국 포드의 고급 라인 브랜드 링컨은 ‘MKC’를 앞세워 최근 치열해지는 소형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닛산은 프리미엄 SUV 모델 ‘캐시카이’를 전시했다. 친환경 차량 경쟁도 뜨거웠다. 도요타는 왜건형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 V’를 국내에 출시하는 등 원조 기술을 가진 하이브리드카 라인업 확충에 나섰다. 아우디는 또 내년 상반기 출시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A3 스포트백e트론’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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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여파로 올해 부산 국제모터쇼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140여 명의 레이싱 모델 중 특히 남성 모델의 참여가 많았다. 6개 완성차 브랜드는 20명의 남자모델을 내세워 여성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 일부 일본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 업체의 여성 레이싱 모델들도 과도한 노출을 피한 의상을 착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