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여행지부터 즐거운 여행 노하우까지! 금쪽같은 휴가 알차게 활용하기 프로젝트. 3인의 여행 고수를 만나 여행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120번 이상 다녀왔지만 여전히 궁금한 여행지, 발리를 여름 휴가지로 추천하고 싶어요!”
특별한 기억 가장 인상에 남는 여행지는 롬복이에요. 롬복은 제가 우리나라 최초로 개발한 여행지이기도 해요. 롬복은 발리섬 옆에 위치하는데, 발리와 롬복 사이에 윌리스선이라는 경계가 있어 흥미롭게도 생태계가 아예 달라요. 98년 5월, 오후 2시경 롬복에 도착해 리조트에 가보니 풀장과 바다가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이게 뭐지?’ 싶어 아무 생각 없이 그 신기한 풍경에 빠져 로비에서 바다 쪽으로 걸어갔어요. 그런데 중간에 연못이 있었어요. 얼마나 정신이 팔렸던지 그걸 못 보고 빠져버린 거죠. 그때는 정말 ‘이게 지구상에 존재하는 곳인가?’,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천국인가?’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여름 여행지 <시니어조선> 독자들의 여름 휴가지로는 발리를 추천하고 싶어요. 장마철인 우리나라를 벗어나 습하지 않고 맑은 날씨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골프, 쇼핑, 음식 등 싸고 다양한 즐길 거리가 풍부해요. 친절한 현지인들, 다양한 문화, 제주도 세 배 크기 면적에 분포된 다양한 관광 포인트 등 발리의 장점을 꼽자면 끝이 없을 것 같아요. 항공편 역시 하루 4편이나 마련되어 있어 마음껏 골라갈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 출장차 간 게 대부분이긴 하지만 저의 경우 발리를 120번 이상 다녀왔어요. 그런데 아직도 더 알고 싶은 점이 많은 여행지예요.
쉬운 여행 노하우 여행이 어렵나요? 인터넷에 정보가 다 나와 있는데 어려울 게 뭐가 있나 싶어요. 하지만 그것도 귀찮다면 좋은 여행사를 찾아 추천을 받으면 될 것 같아요. 싼 여행 상품만 좇다간 4년마다 한 번씩 폐업과 개업을 반복하며 탈세를 일삼는 무책임한 여행사에 소중한 여름 휴가를 맡기게 될 수도 있죠. 그건 정말 말리고 싶어요. 여행사기 등의 피해는 그런 신뢰할 수 없는 여행사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휴가 계획 스페인 이비자, 그리스 미코노스 등을 생각 중이에요. 많은 사람에게 생소한 여행지일 수 있는 곳들인데 직업병 때문인지 이왕이면 남들이 가지 않는 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고 더불어 새로운 인기 여행지로 개척해나가고 싶어요. 그렇게 되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여름 휴가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핫한 여행지 꽃할배, 꽃누나라는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스페인, 크로아티아 패키지 여행이 뜨고 있어요. 그야말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죠. 그런데 전 아무런 마케팅 영향 없이 뜨는 베트남 다낭이 정말 핫한 여행지라고 생각해요. 4시간도 안 걸려 갈 수 있으면서도 여행비도 저렴하고 동남아의 여유로움을 즐기며 풀빌라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죠. 때문에 반짝 인기 여행지가 아닌 장기적으로 사랑받을 여행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계획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여행지의 서점, 마트, 공원을 누비며 여유롭게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요?”
나의 베스트 여행지 1 바르셀로나에는 대학생 때 배낭여행으로 한 번, 2009년에 휴가차 한 번 갔었는데 따뜻한 날씨도 좋고 타파스처럼 싸고 맛있는 음식이 많아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가우디 성당을 비롯한 건축물들이 주는 도시적 매력 역시 즐길 수 있는 곳이죠.
나의 베스트 여행지 2 남프랑스는 인상파 화가들이 사랑했던 지역이라던데 수많은 올리브나무, 아름다운 산,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집들, 따뜻한 기후와 수려한 풍광을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화가들의 도시답게 피카소, 샤갈, 마티스 뮤지엄 등의 미술관들이 도시마다 있고 작가들이 생활했던 집과 아틀리에 그리고 작품 속 풍경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죠.
여행지 사람들 낙천적이고 유쾌한 성향의 스페인 사람들이 정말 좋았어요. 친절한 사람들 덕에 스페인 말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또 캐나다의 퀘벡 역시 선량한 사람들 덕에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곳인데, 다민족 국가답게 오픈마인드의 사람들이 감동적일 만큼 친절을 베풀어주더라고요.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친절한 사람들 덕에 그 여행 자체가 정말 좋아졌어요. 도시라는 게 결국 사람들이 만드는 거니까 그들이 맘에 들면 그들이 만든 문화도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죠.
여름 여행지 겨울에는 동남아를 추천하는 편인데 여름에는 바다를 끼고 있는 유럽의 도시를 추천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프랑스의 망퉁과 칸 그리고 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니크 정도? 덥긴 해도 습하지 않아 쾌적하면서도 다양한 도시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들이죠.
쉬운 여행 노하우 여행을 어려워하는 시니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시간이 없다는 점일 것 같은데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저 역시 휴가를 길게 써본 적이 없어요. 가장 길게 써본 게 10일이에요. 저도 예전에는 10일 동안 많은 것을 보고 싶은 욕심에 빡빡하게 일정을 짜 런던을 비롯해 유럽의 여러 곳을 여행했는데 지금 와 생각해보니 그런 계획들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때문에 일단 계획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한 도시의 이곳저곳을 여유롭게 여행해보는 걸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요즘엔 스마트폰만 있으면 여행지 이곳저곳을 쉽게 찾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맘 편히 어디든 떠나라고 권하고 싶어요. 휴가라는 게 쉬러 가는 건데 몸이 힘들어서 돌아오는 사람들이 참 많잖아요. 여행지의 서점, 마트에 가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공원에 가서 낮잠도 자고 그런 여유로운 여행! 결국 기억에 남는 건 그런 시간들인 것 같아요.
“가진 것에 만족하세요. 욕심내지 않고 즐기면 언제 어디서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죠.”
첫 여행 제 첫 여행지는 1988년에 갔던 일본의 야마구치현이에요. 당시 자동차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었는데 니시니혼 서킷에서 열린 F3 취재차 나가게 된 거죠. 취재 후 도쿄 등 일본 여러 곳을 여행하게 되었는데 이 여행이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죠. 내가 정말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1989년 시행된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로 여행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자동차 전문지 기자 생활을 접고 아예 여행작가로 전업하게 됐어요.
인생을 바꾼 여행 1988년 이후 정말 많은 곳을 여행했어요. 덕분에 유럽여행서 부문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이름을 알리게 됐는데 지금까지 가본 곳 중 가장 좋았던 여행지 또한 유럽이에요. 지중해를 건너온 유람선들이 접안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는 스페인의 발레아레스 제도 마요르카 항구의 아침 풍경, 다양한 매력을 품은 거리와 아름다운 바다가 인상적인 마혼 섬 등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려요.
최고가 vs 최저가 여행 지난 3월에 티웨이항공에서 1만6천9백원짜리 티켓을 내놨어요. 일본 후쿠오카로 들어가서 사가라는 지역으로 나오는 왕복 티켓이었는데 왕복 요금이 6만9천원이더라고요. 여기에 규슈 패스 5일권을 끊어 정말 저렴한 여행을 다녀왔죠. 결론적으로 총 여행 금액이 20만원 미만이었어요. 저가항공 이벤트 상품, 얼리버드 상품과 신규취항지 상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다면 누구나 저렴한 여행을 할 수 있죠. 가장 호화로운 여행은 아내와 함께 다녀온 지중해 크루즈 여행이었어요. 1만3천 톤급 되는 범선을 타고 갔는데 승객 320명에 승무원 190명이 배치돼 있어 거의 일대일 서비스를 받으며 다녀왔죠. 1인당 약 9백만원의 비용이 들었는데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 로마와 가까운 치비타베키아 항구까지 일주일 여정 그리고 파리까지 경유해 2주 코스로 다녀왔죠. 정말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어요. 크루즈 위에서 즐기던 선셋 디너가 정말 기억에 남네요.
여름 여행지 아름답고 조용한 바다와 많은 이야기가 있는 통영이 떠오르네요. 해외 여행지에 견주어도 결코 부족함이 없는 곳이죠. 열흘쯤 머물러도 지루할 틈 없는 그곳에서 럭셔리한 국내 여행을 즐겨보길 권합니다. 거제도를 지나 거가대교를 통해 부산 여행까지도 계획해볼 수 있는 좋은 코스예요.
<시니어조선> 독자들에게 욕심을 내면 여행의 즐거움은 반으로 줄어들고 말죠. 시간과 재정의 아쉬움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지만 가진 것 내에서 욕심내지 않고 즐기면 그곳이 어디든 누구와 함께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가진 것에 만족하며 즐거운 여행을 다녀오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