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숨, 내가 지킨다

세월호 사건 이후 온갖 위험에 대비하는 방법을 담은 책의 출간이 줄을 잇고 있다. 대부분 가정상비약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구난법을 알려주거나 휴대가 간편하도록 작은 판형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푸른숲은 지난해 출간한 '생존 지침서: 위기탈출 토털 패키지'를 100×150㎜ 포켓북으로 다시 냈다. 조슈아 피븐이 쓴 핸드북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문학세계사)은 40가지 긴급 상황을 뽑고 분야별 전문가가 해법을 일러준다.

'생존 지침서'는 지난달 재판(再版)을 찍었고 이번에 보급형 책으로 나왔다. 영국 특수부대(SAS) 생존 테크닉을 활용한 위기 상황 극복 매뉴얼이다. 홍수·화재·납치 등 자연재해나 사고에서 벗어나기, 야생에서 살아남기, 생존 도구와 장비의 종류 및 사용법, 응급처치법을 교본처럼 간명하게 정리했다. 김혜경 푸른숲 대표는 "특히 청소년에게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일러주기 위해 보급형 책으로 다시 펴냈다"고 했다.

"물에 떨어지는 순간 창문을 열어라. 창문을 열 수도, 유리창을 깨뜨릴 수도 없다면 마지막 선택이 남아 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에 물이 목까지 차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숨을 깊이 들이쉬고 멈춘다. 차 안팎의 압력이 같아지면 문을 열고 헤엄쳐 나올 수 있다."

피븐이 쓴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은 물에 가라앉는 차에서 탈출하는 법을 이렇게 알려준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려면' '독사에게 물린 곳을 치료하려면' '다리에서 강으로 점프하려면' 등의 목차로 40가지 긴급 상황을 뽑고 전문가가 해법을 일러준다. 미국에서 아마존 베스트셀러 논픽션 부문 1위에 올랐던 필독서.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분석한 케빈 퐁의 '생존의 한계'(어크로스)도 지난달 출간됐다.

생존 매뉴얼 출간 붐은 안전에 대한 관심, 위험에 대한 공포가 크다는 방증이다. '생존 지침서 포켓북' 뒤표지엔 이런 문장이 있다. '남들이 비웃을 때 당신은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