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잘나갔던 중동 證市, 이라크 내전에 울상
입력 : 2014.06.25 23:40
사우디·카타르 등 5개 증시… 오일머니 투자확대로 급성장
두바이는 한때 51% 상승률
이라크 내전 확산 우려에 이달 들어선 15% 하락
한창 뜨겁던 '중동(中東) 5형제' 증시에 이라크가 찬물을 끼얹었다.
올 들어 전 세계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인 지역 중 하나는 중동이었다. 특히 두바이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부다비, 쿠웨이트 등 5개 증시는 석유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며 빠르게 상승했었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에 비해 그동안 관심을 덜 받았던 중동 증시는 지난달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계속 뜨겁게 달아오를 것만 같았던 중동 5개 증시는 이달 들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인접국인 이라크에서 수니파 과격 단체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내전의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에 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올 들어 51% 올랐던 두바이 증시, 이달에는 15% 하락
중동 5개 증시 가운데 가장 크게 흔들리는 곳은 두바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대규모 부동산 개발과 관광사업 등을 벌이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올 들어 전 세계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강세를 보인 지역 중 하나는 중동이었다. 특히 두바이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부다비, 쿠웨이트 등 5개 증시는 석유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부동산과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리며 빠르게 상승했었다. 이 때문에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에 비해 그동안 관심을 덜 받았던 중동 증시는 지난달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계속 뜨겁게 달아오를 것만 같았던 중동 5개 증시는 이달 들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인접국인 이라크에서 수니파 과격 단체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내전의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에 증시에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올 들어 51% 올랐던 두바이 증시, 이달에는 15% 하락
중동 5개 증시 가운데 가장 크게 흔들리는 곳은 두바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대규모 부동산 개발과 관광사업 등을 벌이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작년 말부터 지난달까지 51% 상승률을 기록했던 두바이 증시는 이달 들어 이라크 내전 우려로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자 15% 하락했다. 카타르 증시도 올 들어 5개월간 31.9% 상승했지만, 이달에는 9.2% 떨어졌다. 아부다비도 8.7% 떨어졌고, 쿠웨이트와 사우디도 각각 4.8%, 3.2% 하락하는 등 중동 증시 전체적으로 오름세가 꺾였다.
증시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중동 증시 편입 비중이 높은 해외 주식형 펀드들의 수익률도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동 증시 편입 비중이 높은 프런티어마켓 펀드는 최근 6개월간 12% 수익률을 기록해 북미(7.6%)와 유럽(7.8%), 일본(-1.6%), 아시아 신흥국(5.2%) 등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4%에 머물러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보인 다른 지역 펀드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부동산·금융으로 흥했던 중동 증시, 주변국 정치 상황에 날개 꺾여
중동 지역 증시는 그동안 막대한 오일머니를 활용해 부동산 개발과 금융 등 비석유 사업을 육성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특히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주변 국가들도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는 예상에 호텔과 각종 기반시설을 만드는 데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최근 불안한 이라크 정치 상황 때문에 이 증시들이 힘없이 주저앉는 것은 이들이 다른 신흥 시장보다도 위험이 큰 '프런티어마켓'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프런티어마켓이란 전 세계 신흥 시장 중에서도 경제 규모나 주식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들을 이르는 말로 중동 외에 아프리카나 동유럽, 아시아 개도국 등이 속해있다. 이들은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어 자금 유출입 방향도 급격히 바뀔 경우가 많다. 박진우 K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중동 5개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35~40%인데 과거에도 시리아 내전 등 주변국에서 정치적인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중동에 투자하는 국내 프런티어마켓 펀드, 괜찮을까?
국내에서 출시된 프런티어마켓 펀드는 중동 편입 비중이 80%를 넘어선다. 같은 이슬람문화권인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일부 국가까지 포함하면 90%에 이른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이라크 정세가 주변국 개입 등으로 점차 진정되고, 중동 5개 대표 증시 역시 강세로 돌아설 경우 국내 프런티어마켓 펀드의 수익률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동 5개 증시는 강력한 왕권이 유지되거나 치안 수준이 높아 이라크 과격 단체가 세력을 뻗치기도 어렵다"며 "이 증시들이 다시 반등해 프런티어마켓 펀드의 수익률도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라크 사태로 중동 증시의 불안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손성현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라크 사태를 중동 전체적인 불안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라크 사태가 길어질수록 중동 증시는 한동안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가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중동 증시 편입 비중이 높은 해외 주식형 펀드들의 수익률도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동 증시 편입 비중이 높은 프런티어마켓 펀드는 최근 6개월간 12% 수익률을 기록해 북미(7.6%)와 유럽(7.8%), 일본(-1.6%), 아시아 신흥국(5.2%) 등에 비해 높았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4%에 머물러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보인 다른 지역 펀드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부동산·금융으로 흥했던 중동 증시, 주변국 정치 상황에 날개 꺾여
중동 지역 증시는 그동안 막대한 오일머니를 활용해 부동산 개발과 금융 등 비석유 사업을 육성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특히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주변 국가들도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 것이라는 예상에 호텔과 각종 기반시설을 만드는 데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최근 불안한 이라크 정치 상황 때문에 이 증시들이 힘없이 주저앉는 것은 이들이 다른 신흥 시장보다도 위험이 큰 '프런티어마켓'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프런티어마켓이란 전 세계 신흥 시장 중에서도 경제 규모나 주식시장 전체의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들을 이르는 말로 중동 외에 아프리카나 동유럽, 아시아 개도국 등이 속해있다. 이들은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적어 자금 유출입 방향도 급격히 바뀔 경우가 많다. 박진우 KB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중동 5개국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이 35~40%인데 과거에도 시리아 내전 등 주변국에서 정치적인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중동에 투자하는 국내 프런티어마켓 펀드, 괜찮을까?
국내에서 출시된 프런티어마켓 펀드는 중동 편입 비중이 80%를 넘어선다. 같은 이슬람문화권인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일부 국가까지 포함하면 90%에 이른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이라크 정세가 주변국 개입 등으로 점차 진정되고, 중동 5개 대표 증시 역시 강세로 돌아설 경우 국내 프런티어마켓 펀드의 수익률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동 5개 증시는 강력한 왕권이 유지되거나 치안 수준이 높아 이라크 과격 단체가 세력을 뻗치기도 어렵다"며 "이 증시들이 다시 반등해 프런티어마켓 펀드의 수익률도 오름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라크 사태로 중동 증시의 불안한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손성현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라크 사태를 중동 전체적인 불안 요인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라크 사태가 길어질수록 중동 증시는 한동안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