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 궁금증, 속병 앓지 말고 물어보세요

"모태 신앙인 아들이 기도에 응답이 없다고 믿음을 포기하려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잘사는 형이 치매 어머니를 모시려 하지 않아요."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궁금증,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담임목사님께 물어보기 쑥스러운 내용일 때도 있다. 서울 충신교회 박종순(74·사진) 원로목사는 이런 고민을 편안하게 상담해준다. 최근 출간된 '신앙생활 119'(더드림출판사)가 그렇다.

박 목사 답변의 매력은 '균형감각'이다. '기도에 응답이 없다고 믿음을 포기하려는 아들'에 대해서는 "기도에 대해 즉시 주시는 응답도 있고, 기다리는 것도 응답이다. 또 거절도 응답이다. 보다 더 성숙하고 차원 높은 기도가 무엇인가를 나눠보라"고 권한다. '치매 어머니'의 경우에도 "삼남매가 머리를 맞대고 숙고해야 할 문제다. 만일 남매가 모시기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병원시설이나 요양시설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박 목사는 이런 방식의 대답을 '비(非)지시요법'이라고 했다. "질문자가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이래라저래라 하기보다는 질문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요."

질문 가운데는 '로또 당첨을 위한 기도에 응답이 없다' '선짓국, 보신탕 먹는 게 마음에 걸린다'처럼 일견 '유치하다' 싶은 내용도 더러 있다. 박 목사는 그러나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을 묻는다는 것 자체가 용기"라고 말했다. "고민 없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문제를 문제시하면 진짜 문제가 되지만 문제시하지 않으면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그는 또 "때로 상담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바로 전문가에게 인계해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상담 후 '길이 열렸다'며 감사 전화나 편지를 보내올 때 보람을 느낀다"며 "이 책이 신앙인과 기독교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 그리고 교역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