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어떤 책과 함께 알찬 휴가 보낼까

다독가들은 올여름 책 바구니에 소설을 쓸어담고 있다.

조정래가 쓴 '정글만리'〈사진〉,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조조 모예스의 '미 비포 유',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3인류'…. 교보문고가 본지 의뢰로 매월 10만원 이상 구매하는 회원 1124명에게 '여름휴가철에 읽고 싶은 책'을 주관식으로 묻자 소설이 1~5위를 점령했다. 비소설로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표 참조〉.

◇소설의 압승

이번 설문조사는 6월 23~30일 진행됐다. 응답자 중 56명이 중국을 무대로 비즈니스맨들의 활약상을 그린 '정글만리'(전 3권)를 여름에 읽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7월에 나와 연말에 밀리언셀러가 된 이 소설은 올해 상반기에도 판매 5위를 기록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영화 개봉으로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미 비포 유'는 사지마비 환자와 임시 간병인의 사랑 이야기로 17만부가 판매됐다. '몽환화'는 날씨가 더워질수록 힘이 붙을 추리소설이다.

소설은 여름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다. 응답자들은 여름휴가철에 읽기 좋은 분야로 소설(40%), 인문(19%), 역사·문화(12%), 에세이(12%)를 꼽았다. 여름에 '정글만리' 완독을 계획 중이라는 성균관대 대학원생 국민수(30)씨는 "생명과학 전공이라 소설 읽을 시간은 별로 없는데, 평소 궁금했던 중국이 이 소설 속에 녹아 있다고 들었다"며 "'정글만리'와 함께 여름을 날 것"이라고 했다.

◇다독가들이 찜한 비소설은?

소설 몰표 속에 순위에 오른 몇몇 비소설은 희소가치 때문에 눈길을 끈다. 한국을 넘어 일본까지 훑고 있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2000년 이후 서울대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총, 균, 쇠' 말고도 유시민의 '나의 한국현대사', 강신주의 '감정수업', 정여울의 '나만 알고 싶은 유럽 TOP 10' 등이 비소설 분야에서 다독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직 번역되지 않은 토마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도 5표를 받았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세스 고딘의 '이카루스 이야기',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안티프래질', 서은국의 '행복의 기원',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 대니얼 골먼의 '포커스'를 비롯해 15권을 'CEO를 위한 여름휴가 추천 도서'로 선정했다. 인천공항 서점에서도 7~8월은 여행서를 중심으로 소설과 인문서가 많이 팔린다. 책은 당신이 살 수 있는 가장 값싼 휴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