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 기대감에… 건설·증권·해운株 반등

최근 3년간 '못난이' 취급을 받아왔던 증권과 건설, 해운이 반등하고 있다. 각각 소재산업재, 금융, 운송업 내에서 대표 업종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중순 이후 나란히 반등하는 상황인데,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정부 정책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아직은 산업이 확실히 살아나는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어 투자할 때 경계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2기 경제팀 기대감에 증시 이끄는 건설·증권… 골칫덩이였던 해운도 선방

건설주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 이후 가파른 상승세다.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은 지난달 23일 이후 13~20% 상승했다. 삼호, 경남기업, 계룡건설 같은 중형주 중에선 50% 안팎으로 오른 종목이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주 상승 요인으로 크게 3가지를 지목한다. 실적과 해외 수주, 그리고 정부 정책 기대감이다. 김열매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어닝쇼크(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것)로 얼룩졌던 지난해 2분기에 비해 올해 2분기는 비교적 좋다"면서 "상반기 해외 수주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여서 건설에 대한 기대감이 물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여러 가지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 애널리스트는 "펀드매니저들은 화학이나 철강, 조선 등 다른 소재산업재에 비해 호재가 뚜렷한 건설주를 주로 사들이고 있다"며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규제 완화 등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투자자들을 든든하게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도 비슷한 이유로 상승세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첫째 호재로 꼽히고, 금융 규제 완화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퇴직연금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추측도 증권주 투자 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은 6월 이후 10% 안팎 상승했다. 증권업종지수 또한 6월 이후 9.5%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은행업지수는 0.6% 하락했다.

해운 또한 최근 3년간 수많은 기업이 상장폐지될 정도로 혼돈의 시기를 보냈지만, 최근 들어서는 운송업종 내 대표주로 부각되는 듯한 모습이다. 대표적인 종목이 STX그룹 해체 와중에 홀로서기에 나선 팬오션(옛 STX팬오션). 팬오션은 6월 2700원대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최근 3300원 안팎까지 상승했다. 한진해운, 현대상선은 보합권에 머물고 있지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주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박금융 활성화 등의 정부 정책이 해운주 주가를 지탱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업황 확실히 살아나는 조짐 아직 없어

하지만 아직은 해당 업종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은 최근 대폭 늘어난 해외 수주가 실제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지, 정부 정책 속에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더라도 이것이 건설주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은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자산관리시장이 더 성장해야 뚜렷한 상승 추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 상승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일단은 거래대금이 살아나야 추가 매수세가 들어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운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군살을 뺀 것은 맞지만, 아직은 상당수 기업이 재무 불안 상태여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위기에 빠진 업종은 자본집약적인 산업인 데다 중국 등 후발 주자의 공세가 거세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산업 전체적으로 흔들렸던 만큼 업종 내 기업의 경쟁력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