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기초연금 나왔어요"

25일 이기창 할아버지(81·서울 불광동)는 돋보기 안경을 쓰고 통장에 20만원이 들어온 걸 확인하고는 얼굴이 환해졌다. 지난달까지 기초노령연금 9만9100원을 받았는데, 액수가 배 이상 늘었다. 이 할아버지는 "늘 빠듯했는데 매달 10만원 더 들어온다니 형편이 좀 나아지겠다"고 말했다.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해 도입된 기초연금이 65세 이상 노인(639만명)의 약 64%인 410만명에게 25일 처음 지급됐다. 기존 기초노령연금보다 액수를 두 배 인상한 '기초연금법'이 지난 5월 2일 국회를 통과한 후 두 달여 만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지난달까지 기초노령연금을 받던 노인 413만명 가운데 월 소득인정액이 87만원(부부 139만원) 이하인 410만명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했고, 예산7350억원이 들었다"면서 "7월에 새로 신청한 노인들에게는 국세청과 금융기관의 자료를 통해 소득·재산을 확인한 후 다음 달 25일 두 달치를 한꺼번에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에 기초연금을 받은 410만명 가운데 382만명(93.1%)은 20만원(단독·235만명) 혹은 32만원(부부·147만명) 전액을 받았다. 나머지 28만명(6.9%)은 국민연금 수령 등의 이유로 2만∼18만원만 받았다.

지금까지 기초노령연금을 받던 노인 가운데 2만3000명은 기초연금을 못 받게 됐다. 소득·재산이 늘어 기준을 초과했거나, 고급 자동차(3000㏄ 혹은 4000만원 이상)나 골프 회원권을 갖고 있어서다. 자녀 명의의 고가 주택(시가표준 13억여원 이상)에 살고 있는 노인 196명도 탈락했다. 이런 경우 시가표준액의 0.78%가 부모의 연간 소득(무료임차 추정 소득)으로 잡히는데, 그 액수가 기준(월 87만원)보다 많기 때문이다.

기초연금 지급 액수를 국민연금 수령액과 연계하면서, 예상보다 적은 연금을 받은 일부 노인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 창동주민센터를 찾은 이모(84) 할아버지는 "기초노령연금은 꼬박꼬박 다 받았는데, 내가 왜 기초연금은 13만원밖에 못 받느냐"고 했다. 김모(79) 할아버지도 "국민연금 49만원 외에 소득이 없는데 왜 13만원밖에 안 들어오느냐"고 따졌다.

기초연금에 대한 문의는 가까운 주민센터나 읍·면 사무소에 하면 된다. 보건복지콜센터(☎129)나 국민연금공단 콜센터(☎1355)에서도 상담이 가능하다. 기초연금 감액이나 탈락을 납득할 수 없다면 관할 시·군·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