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아시아프] 뜨겁네 뜨거워, 이들의 '드로잉'

지난 21일 서울 성산동의 한 작업실. '2014 아시아프(ASYAAF: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에 참여하는 홍익대 회화과 대학원생 5명이 모였다. 김보민(29)·정형대(30)·강현정(30)·유지희(26)·황원해(25)씨. 에어컨도 없는 찜통 작업실에서 막바지 드로잉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29일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프는 올해 처음으로 드로잉 섹션을 연다. 참여 작가들은 모두 드로잉 3점씩을 제출하고, 이 작품들이 '드로잉 특별전―New Drawing' 섹션에서 각 10만원에 판매된다. 이날 모인 작가들은 "드로잉의 범위가 워낙 넓어서 어떤 걸 제출해야 할지 부담스럽다"면서도 "그림의 기본을 보여줄 기회"라고 의욕을 보였다.

5회 연속 아시아프에 참여한다는 김보민씨는 "작품을 그릴 때는 늘 설계도처럼 드로잉을 먼저 만들고 본격 작업에 들어간다. 이번에 제출할 드로잉은 작품 할 때 아이디어 스케치용으로 미리 만들어뒀던 것"이라며 "그림 위에 콜라주를 넣어 주제를 표현했다"고 했다.

올해 세 번째 참여하는 황원해씨는 "드로잉은 다양한 매체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어서 좋다. 컴퓨터 포토샵으로 작업한 것, 아크릴·과슈·스프레이를 사용해 그린 후 전통 건축의 단청 이미지를 프린트해 붙인 것 등 매체 실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세 번 도전 만에 참여 작가로 처음 선정됐다는 강현정씨는 "내게 드로잉은 하나의 놀이인데, 다른 작가들과 나란히 전시하고 판매까지 한다니까 관객 반응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번 드로잉 특별전은 젊은 작가들에게 '그림의 기본'을 돌아보게 한다는 취지도 깔려 있다. 이날 작가들은 "실기시험 없이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뽑다 보니 후배 중엔 미술 전공인데도 드로잉이 안 되는 친구가 더러 있다. 대학에 들어와서 입시 학원을 다니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정형대씨는 "나 역시 그동안은 드로잉 없이 바로 작업을 해왔는데 아시아프를 계기로 처음 드로잉 작품을 만들고 있다"며 "내 작업의 바탕을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올해 처음 참여하는 유지희씨는 "부산물 빼고 작업의 뼈대를 직접 보여줄 수 있어서 관객 반응이 기대된다"고 했다.

협찬 : LG, SK이노베이션